21세기 경제 이야기/희년경제연구소

고 김용복 목사님을 추모하며 - 목사님, 희년빚탕감상담소 ․ 희년경제연구소를 열었습니다.

희년행동 2022. 7. 12. 17:19

 

고 김용복 목사님을 추모하며

목사님, 희년빚탕감상담소 희년경제연구소를 열었습니다.

김철호 목사

1997년 우리나라에 IMF 외환위기가 몰아쳤다. 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가장들이 쥐꼬리만큼 퇴직금을 받아들고 평생직장에서 쫓겨났다. 하루아침에 생계가 막막해진 사람들이 호주머니 돈을 털고 빚을 얻어서 자영업자로 나섰으나 가혹한 지대착취와 영업경쟁 속에서 빚의 늪에 내팽개쳐졌다. 가족이 해체되고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져 노숙자가 되거나 자살대열로 내몰렸다.

나는 그 무렵 건축노동을 하는 도시일용노동자로서 여럿이 함께 일하는 생활경제공동체를 이끌었는데, 나 역시도 하루아침에 폭삭 망하고 말았다. 절망한 나는 신학교를 삶의 도피처로 삼았고 세월이 흘러 목사안수를 받았다. 그러면서 21세기 금융시스템 속에서 빚에 허덕이는 이들의 참혹한 삶의 상황이 눈에 밟히게 되었고 2005년부터 빚탕감 무료상담을 시작했다. 그 때 내가 깨달은 빚탕감 무료상담 활동의 신앙근거는 성서의 희년이었고 현실도구는 법원의 개인파산면책 제도였다.

그러나 희년 빚탕감 무료상담 활동은 교회와 교우들로부터는 물론이고 사회로부터도 긍정적인 지지를 얻어내지 못했다. 교회 안에서도 사회에서도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고 그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도덕적 해이라고 여길 뿐이다. 교회는 희년 빚탕감을 기독교 핵심신앙으로 선포하지 않았고 교우들은 희년 빚탕감을 기독교 신앙행동으로 이해하지 못했다. 주류언론들은 앞 다투어 21세기 빚꾸러기들의 참혹한 삶의 상황에 대한 자극적 보도들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도리어 21세기 빚꾸러기들의 삶을 도덕적 해이로 왜곡하고 부풀려서 대중들에게 전달했다. 21세기 빚꾸러기들의 삶의 고통과 절망에 대한 사회경제 구조적 폐해를 은폐함으로써 대중들의 눈과 귀 그리고 생각을 이간질 했다. 그럼으로써 21세기 금융시스템 불로소득 대박경제체제 지킴이 역할을 자임했다. 물론 21세기 기독교 신앙인들과 대중들 역시도 우리시대의 빚꾸러기들의 참혹한 삶의 상황과 고통과 절망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그저 시류에 휩쓸리고 21세기 금융시스템이 쳐놓은 불로소득 대박 덫에 사로잡혀서 빚꾸러기들을 향해 도덕적 해이자라고 돌팔매질을 해댈 뿐이었다.

나는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내가 만난 21세기 빚꾸러기들의 삶의 상황을 증언하는 ‘10등급국민이라는 책을 내기로 마음먹었다. 우리사회 곳곳에 똬리를 틀고 앉은 맘몬자본 마름권력들의 도덕적해이라는 불호령 속에서 빚꾸러기들은 자기 삶의 고통과 절망을 감히 목구멍을 넘겨 토해내지 못한다. 설사 말을 꺼낸다 해도 우리사회의 맘몬자본 마름권력들의 도덕적해이라는 여론조작에 묻혀 스러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아내 김옥연 목사와 함께 김용복 목사님에게 ‘21세기 빚꾸러기들의 삶의 고통과 절망에 대한 이해와 동의 그리고 연대를 구하기로 했다. 이제 시간이 흘러 고 김용복 목사님을 추모하며 목사님의 10등급 국민 추천사를 다시 꺼내 읽는다.

 

<10등급 국민>은 제가 꼭 읽고 배우고, 깊이 이해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실은 소중한 우리이웃들의 이야기들로 가득 찬 이 책입니다. 이 시대에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이야기들로 여겨질 것입니다. 모든 민중과 국민을 섬기는 운동을 하는 동지들이 나누어 읽어야 할 귀한 이야기들입니다. 이 책은 모든 기독교지식인, 기독교성직자, 기독교지도자들이 읽어야 할 귀한 이야기들입니다. 아니 이 책은 모든 경제학자, 기업가, 경영가들이 읽어야 할 글들이라고 믿습니다.

사회적 경제 협동운동은 국민의 기본생명권을 확보하기위하여 경제적 차원에서 전개하는 저항운동이요 해방운동입니다. 오늘 세계시장체제는 모든 민중과 국민에게 그리고 모든 생명체에게 경제적 전쟁행위와 폭력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금융체제는 국내외적으로 가장 악랄한 경제적 착취와 폭력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 책 <10등급 국민>은 국민의 생명권을 위한 절규와 근원적인 염원을 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생명의 살림을 위한 지혜가 창출될 것입니다.

이런 "10등급국민" 이야기에서 <사회적 경제 헌장>이 기본 생명권 운동으로 으로 전개되기를 기대합니다. 이 사회적 경제헌장은 국내외적으로 그리고 민족통일경제를 위하여 제정되고 선포되고 모두 실천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 시대의 예언자들은 <10등급국민>에서 이시대의 절규를 듣고 희년의 선언을 외치고 경제적 치유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나는 지난해 봄 서울생활을 시작하면서 아내 김옥연 목사와 함께 희년 빚탕감 상담소 희년경제연구소활동을 생각했다. 그러면서 제일 먼저 한신대학교 석좌교수로 계신 김용복 목사님을 찾아뵙고 의견을 구했다. 목사님은 자기 일처럼 열정을 보이며 지지해 주셨다. 목사님은 21세기 빚꾸러기들의 고통과 절망을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의 신학적 책임으로 설명하며 교회와 교우들이 희년헌금 등 희년신앙 운동에 참여할 방법들을 이야기 하셨다. 또한 성서가 한국교회와 교우들에게 선포하는 희년 빚탕감 의미를 설명하며 희년신앙행동이야말로 맘몬자본세상 속에서 비뚤어진 한국교회와 교우들의 신앙행태를 바로잡는 빠른 길이라고 강조하셨다.

나는 이제 고 김용복 목사님의 민중신학 평화신학 생명축제 희년신앙 정신을 희년빚탕감상담소 희년경제연구소 현장 활동 속으로 새롭게 소환하려고 한다. 21세기 한국교회와 교우들에게 남겨진 목사님의 생명축제 희년신앙 정신을 우리시대 빚꾸러기들의 삶의 상황과 고통과 절망에 공감하고 소통하며 연대하는 하늘은사로 새겨내려고 한다. 목사님의 생명축제신학과 신앙사상을 희년 빚탕감 무료상담 활동 속에서 실천해 내려고 한다. 나아가 하나님의 창조생명공동체의 모든 생명축제와 생명활동을 돈으로 계산하는 맘몬자본세상 속에서 기독교인의 참된 신앙 삶을 이끄는 길잡이로 증언하려고 한다. 고 김용복 목사님의 생명축제 희년신앙 정신이야말로 가난하고 빚진 이들과 하나가 되는 사회경제 영성을 실천하는 힘이라고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