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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의 창조

희년행동 2023. 8. 4. 10:47

가부장제의 창조

 

 

책소개

 

여성학분야에서 가부장제의 기원과 전개를 역사적으로 설명해낸 선구적 이론서로 평가받고 있는 <The Creation of Patriarchy>(1986)의 한국어판이다. 여성에 대한 남성지배가 '자연스럽거나' 생물학적인 근거를 갖는 것이 아니라,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성서시대를 통해 형성되고 공고화된 역사적 전개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

 

목차

 

감사의 글

 

서문

 

_1 기원들

_2 작업가설

_3 대역(代役)부인과 볼모

_4 여성노예

_5 부인과 첩

_6 여성에게 베일 씌우기

_7 여신들

 

그림과 해설

 

_8 가부장들

_9 언약

_10 상징들

_11 가부장제의 창조

 

부록 용어정의

 

책속에서

 

P. 18

여성의 실질적인 역사적 경험과 그 경험에 대한 해석으로부터의 배제 사이의 긴장을 나는 여성역사의 변증법‘ (the dialectic of women‘shistory)이라 불렀다. 이변증법은 역사적 과정에서 여성을 앞으로 전진시켰다.

P. 35

전통주의자들은 당연히 남성지배는 보편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대답한다. 이 주장은 여성이 남성에게 종속되는 것은 하느님에 의해 그렇게 창조되었기 때문이라고 종교적 용어를 사용하여 제시되기도 한다.

전통주의자들은 알려진 모든 인간사회에서 발견되는, 여성과 남성에게 다른 일과 역할을 배정하는 현상인 성적 비대칭‘(sexual asymmetry) 현상을 여성과 남성의 지위에 대한 증명이자 그것의 자연스러움을 확인시켜 주는 증거로 받아들인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어성은 신의 계획에 의해 남성과 다른 생물학적 기능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다른 사회적 임무에 배정되어야 한다. 성별분업(sexual division of labor)을 결정짓는 성차(sex difference)를 하느님이나 자연이 창조했다면, 성불평등과 남성지배에 대한 책임을 아무에게도 물을 수 없다.

P. 39

프로이트에게 있어서 정삭적 인간은 남성이었다. 그리고 그의 정의에 의하면 여성은 남근(男根)을 가지지 못한 일탈적 인간이며 여성의 모든 심리적 구조는 이 남근결핍을 보상하기 위한 투쟁에 모아져 있는 것처럼 생각되었다. 프로이트 이론의 많은 측면들이 페미니스트 이론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곤 하였지만, 여성의 해부학은 운명이다라는 프로이트의 선언은 남성우월주의적 주장에 새로운 생명과 힘을 불어넣었다.

P. 43

사유재산을 획득하게 되자 남성은 그것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상속자에게 물려줄 방법을 찾다가 일부일처제 가족을 구성함으로써 목적을 달성하였다. 혼전순결에 대한 요구와 결혼에서의 성적 이중기준으로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함으로써 남성은 자손이 적자임을 확신할 수 있었고, 그래서 자신의 재산상 이익을 지킬 수 있었다.

 

저자 및 역자소개

거다 러너 (Gerda Lerner) (지은이)

 

미국 위스콘신대학교(매디슨)의 역사학과 로빈슨-에드워즈 명예교수이며, 원로공헌교수(Senior Distinguished Professor)이다. 저서로는 <가부장제의 창조>와 세트인 <역사 속의 페미니스트>(The Creation of Feminist Consciousness) 외에, Why History Matters: Life and Thought, Fireweed: A Political Autobiography, Black Women in White America, The Majority Finds Its Past: Placing Women in History, The Female Experience: An American Documentary 등 다수가 있다.

1986년 미국대학여성협회(AAUW, American Association of University Women) 업적상을 받았으며, 미국역사학회(Organization of American Historians) 회장을 역임하였고, 20022003 미국역사학회에서 수여하는 공로상(Distinguished Service Award)을 수상했다.

최근작 : <역사 속의 페미니스트>,<왜 여성사인가>,<가부장제의 창조>

 

강세영 (옮긴이)

 

미국 텍사스대학교(오스틴)에서 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계명대학교 여성학과,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옮긴 책으로는 가부장제의 창조(2004), 페미니즘과 관료제(공역, 2009)가 있으며, 여성과 일, 성별과 조직, 여성정책이 주 연구 분야이다.

 

이 책 마니아들이 남긴 글

 

여성들은 역사를 갖지 못했다‘. 남성들에 의해 쓰여진 대문자 역사를 듣고, 읽고, 믿었기에 여성들은 역사를 갖지 못했고, 미래의 대안도 갖출 수 없었다고 작가는 얘기한다. 열거하는 고대 문명의 성차별 문화가 자리잡은 기원은 절망스럽다. 하지만, 서문으로 돌아가 끝문장을 다시 읽으면 희망이 읽힌다. ‘시작하지 않는 한 우리는 결코 알 수 없다. 과정 그 자체는 방법이며 목적이다‘. 그래 무엇이든 시작하면 된다.

 

여성의 역사가 없다는 것의 의미를 찾아서

먼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인류사에서 수많은 억압의 제도가 있었지만 가부장제만큼 한번도 제대로 도전도 받지 않고 굳건했던 것은 없었다. 계급 전체적으로 봤을 때 여성들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서 더 억압을 받았던 노예들도 반란을 일으킬 줄 알았고, 중세의 농민들도 싸울줄 알았다. 근대의 노동자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그런데 여성들은 왜 한번도 집단적으로 그들의 인간됨을 위해 싸운적이 없지? 개별의 여성 몇몇을 얘기하면 안 된다.

 

가부장제의 창조 - 여성 불평등의 기원

역사는 승자의 기록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동안 여성들의 역사는 왜곡되거나 지워진 경우가 많았다. 이 책은 기원전 4천년 이상부터 주로 고대 서양(메소포타미아, 히브리, 유대)의 현장에서 가부장제가 어떻게 정착되었는지 그 기원을 추적한다. 무엇보다 역사 속에서 여성 불평등의 기원을 살펴본다는 것 때문에 더 눈여겨보며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고대인들의 세계관이 담겨진 신화에는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이해하는 열쇠가 있다. 따라서 고대 시기 고전을 읽거나 공부하려면 역시 신화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