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성서읽기/희년신앙 읽기

희년신앙의 태동, 유월절-히브리 노예들의 해방과 구원세상 밑바탕은 무엇일까?

희년행동 2025. 1. 17. 21:55

유월절-히브리 노예들의 해방과 구원세상 밑바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파라오 노예제국 지배체제를 탈출하던 날 그 두렵고 떨리는 밤의 신앙기억들과 신앙전승이다. 본문읽기에서 야훼의 해방과 구원, 정의와 평등, 생명평화세상은 히브리 해방노예들에게 아직 미완성이다. 그리고 이제 21세기, 야훼의 해방과 구원세상은 오롯이 노예세상 지배체제로부터 탈출 또는 쫓겨나는 그 땅 풀뿌리 사람들의 희년신앙행동 숙제다.

이와 관련하여 본문은 히브리 해방노예들의 출애굽 해방과 구원사건의 신앙기억들과 신앙전승을 페사흐 פֶּסַח 유월절이라고 표현한다. 여기서 페사흐라는 히브리어 낱말의 어원은 파사흐라는 동사다. 이 동사는 넘다 또는 절뚝거리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성서학자들은 파사흐라는 동사의 뿌리를 건기에 접어들어 정착민들의 농경지를 넘는 유목민들의 행동에서 찾는다. 실제로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떠돌던 유목민들은 생존을 위해서 건기가 시작되는 때에 정착민들의 농경지로 넘어가야만 했다. 유목민들은 한밤에 몰래 농작물을 거둬드린 농경지로 가축들을 몰아넣어 자리를 차지했다. 이러한 유목민들의 행동은 혹독한 건기를 견디고 생존하기 위한 불가피한 모험이었다.

물론, 이러한 유목민들의 행동은 정착 농경민들과 유목민들 모두에게 매우 위험한 행동이었다. 정착 농경민들의 세력이 강하고 유목민들의 세력이 약하다면 정착 농경민들은 유목민들을 너그럽게 대할 수도 있다. 아니면 유목민들이 격퇴당할 수도 있다. 실제로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유목민들의 대규모 정착농경지 침탈사건이 심심찮게 벌어졌다. 이 경우 유목민들의 대규모 정착농경지 침탈 때문에 기존 농경문명이 멸망당하기도 했다. 그렇게 멸망한 농경문명 위에 새로운 정착 농경문명이 자리 잡았다.

이렇듯이 떠돌이 유목민들이 농경지를 넘는 행위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위험과 공포 그리고 생존의 절절함이 함께한다. 목숨을 잃기도 하고 절뚝발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 밤은 두렵고 떨리는 밤이다.

따라서 본문읽기에서 페사흐 פֶּסַח 유월절은 이러한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사회경제정치상황을 반영한다. 실제로 페사흐라는 용어의 문자적 의미는 보호받지 못하는 시간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 용어는 파라오 노예제국 지배체제를 탈출하던 날 그 두렵고 떨리는 밤의 신앙기억들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그 밤은 이집트 땅으로부터 히브리 노예들을 나오게 하려고 야훼께서 지키신 밤이다. 그래서 그 밤은 야훼의 것이다. 히브리 해방노예 공동체가 대대로 지켜야 할 야훼의 밤이다. 나아가 시대마다 노예세상 지배체제에서 탈출 또는 쫓겨나는 모든 이들이 지켜내야 할 야훼의 밤이다.

그러므로 야훼 하나님의 출애굽 해방과 구원사건은 파라오 노예제국을 탈출하던 날 그 두렵고 떨리던 밤의 신앙기억들과 전승들속에서 새롭게 되풀이된다. 그 신앙기억들과 전승들이야말로 히브리 노예들의 해방과 구원, 정의와 평등, 생명평화세상의 밑바탕이다. 야훼께서 지키신 그 밤의 신앙기억들이야말로 모든 탈출 또는 쫓겨나는 이들의 희년신앙 행동의지이고 힘이며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