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년신앙 예언자전통, 불꽃같은 야훼의 예언자 엘리야의 번아웃 증후군
본문풀이
남은 자 신앙, 다시 야훼의 산 앞에 서다.
갈멜산 대회전의 승리는 카리스마 넘치는 야훼 하나님의 예언자 엘리야의 잠시잠깐 영웅담이었을 뿐이다. 실제로 엘리야는 갈멜산 대결의 통쾌한 승리에도 불구하고 바알신앙으로 돌아선 그 땅 풀뿌리 사람들을 희년신앙 행동계약전통으로 돌이키는 일에 실패했다. 도리어 엘리야의 갈멜산 승리로 인해 더 악독하고 험악한 탄압이 북이스라엘 곳곳으로 몰아쳤다. 바알신앙의 열렬한 수호자인 이세벨은 폭력과 죽임과 탄압으로 엘리야의 뒤를 쫓았다. 북이스라엘 풀뿌리 사람들도 하나같이 엘리야를 거부하였다.
불꽃같은 야훼의 예언자 엘리야의 번아웃 증후군
갈멜산 대회전(大會戰)이후의 엘리야 이야기는 본문에서 놀라운 반전을 맞이한다. 갈멜산 대결이후 엘리야의 상황을 다룬 본문이야기는 열왕기상 17-18장의 ‘엘리야 이야기’와 사뭇 다르다. ‘갈멜산 대회전’에서 카리스마 넘치던 영웅엘리야는 간데없고 너무도 낯선 엘리야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런 상황변화 때문에 본문이야기를 ‘신명기학파 역사편집자들의 창작’으로 이해하는 성서학자들도 많다. 따라서 본문은 북이스라엘 풀뿌리 사람들 사이에서 떠돌던 엘리야 영웅설화에 대한 신학수정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풀뿌리 사람들의 영웅주의 예언신앙설화에 대한 새로운 신학적반성이며 깨달음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제 본문내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한다.
갈멜산 대회전 이후 엘리야는 두려움과 절망에 휩싸여 북이스라엘 땅으로부터 도망쳤다. 그리고 남유다왕국에 속한 땅 브엘세바로 들어가 숨었다. 그러고도 엘리야는 두려움과 절망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엘리야는 자신의 시종을 브엘세바에 남겨서 북이스라엘 상황을 살피게 한 후 다시 광야로 도망을 쳤다. 엘리야는 하루 온종일 광야 길을 내달아 어떤 외진 곳 로템나무 아래서 지쳐 쓰러졌다. 두려움과 절망에 지친 엘리야는 야훼 하나님께 죽게 해 달라고 간청했다.
“야훼 하나님, 이제 저는 할만 큼 했고 살만큼 살았습니다. 제 목숨을 거두어 주십시오. 저는 다른 누구보다도 잘난 것 없는 무지렁이입니다. 이제 저는 지쳤습니다.”
야훼 하나님은 이런 엘리야에게 당신의 천사를 보내서 어루만지며 힘을 내게 하셨다. 엘리야는 두려움과 절망의 자리에서 야훼 하나님의 위로와 은총의 손길을 통해 새 힘을 얻었다. 그리고 야훼 하나님을 향해 나아갔다. 마침내 엘리야는 옛 히브리 해방노예들이 야훼 하나님과 함께 희년신앙 행동계약을 맺었던 ‘호레브 חׄרֵב 호렙 산’에 이르렀다. 여기서 호렙산은 야훼 하나님께서 히브리 해방노예들에게 십계명을 주셨던 곳이다.(출애굽기 3장) 그래서 계명(誡命)산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성서학자들은 시나이 산과 호렙 산을 같은 산이라고 이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