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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란트 맡은 종의 ‘삶의 행동양식’

희년행동 2025. 8. 12. 09:24

한 달란트 맡은 종의 삶의 행동양식

 

그러나 놀랍게도 본문비유의 현실세계로 드러난 로마제국의 금융(화폐)경제 시스템과 시대상황에서 한 달란트 맡은 종은 앞선 두 종과 전혀 다른 삶의 행동양식을 드러낸다. 한 달란트 맡은 종은 대자본가인 주인이 여행을 떠난 후 자기에게 맡겨진 은화 한 달란트를 땅을 파고 묻어버린다. 본문비유는 한 달란트 맡은 종의 이러한 삶의 행동양식을 조심스럽지만 단호한 어투의 3음보 동사문장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한 달란트 맡은 종은 아펠톤 πελθών 떠나와서 오뤼크센 ρυξεν 땅을 파고 자기 주인의 은화를 에크뤼퓌센 κρυψεν 묻었다.”

 

이때 본문비유는 아페르코마이라는 헬라어 동사를 사용하는데 아포 πό ~로부터 + 에르코마이 ρχομαι 떠나다로 이루어진 합성동사다. 한 달란트 맡은 종은 주인이 여행을 떠나자마자 로마제국 금융(화폐)경제 시스템을 완전히 떠나서주인의 돈을 땅을 파고 묻어버린다. 그럼으로써 아예 주인소유 독점자본으로 하여금 착취와 독점과 쌓음의 가능성을 아예 무력화시킨다. 한 달란트 맡은 종의 이러한 반 불로소득 또는 반자본주의 행동에 대한 평가는 여행에서 돌아온 주인의 태도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대자본가인 주인은 왜 자기 돈을 은행가에게 맡겨서 이자라도 받게 하지 않았느냐마며 한 달란트 맡은 종을 나무라고 욕한다.

참으로 놀랍게도 한 달란트 맡은 종이 대자본가인 주인의 독점과 쌓음의 욕망을 향해 대항행동(對抗行動)에 나선 것이다. 한 달란트 맡은 종이 땅을 파고 달란트를 묻어버리는 행동양식은 철저한 반자본주의, 반제국주의, 반체제 대항행동이다. 돈을 땅에 묻는 행위야말로 독점자본권력의 무한증식과 쌓음의 욕망을 폐기처분하는 가장 강력한 대항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달란트 맡은 종이 주인의 달란트를 땅에 묻어버리는 대항행동의 발단은 모질고 탐욕스러운 대자본가인 주인의 부재곧 주인의 여행이다. 주인은 먼 여행길을 떠나면서 자기 종들에게 자신의 자산들을 나누어 맡긴다. 주인이 없는 동안에도 자산들이 묶이는 일없이 계속해서 이익을 내고 쌓음이 일어나도록 계획한 것이다.

그러나 한 달란트 맡은 종은 달란트를 땅에 묻어 버림으로써 주인의 이러한 의도를 묵살해 버린다. 실제로 한 달란트는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한 달란트는 로마화폐로 6천 데나리온인데 예수시대에 숙련된 노동자의 하루 품삯이 한 데나리온(δηνάριιον)이었다. 한 노동자가 이십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벌어 모아야 만져 볼 수 있는 금액이다.

따라서 한 달란트 맡은 종이 달란트를 땅에 묻어 버리는 대목에서 비유의 청중들이 느끼는 감정들을 상상할 수 있다. 아마도 청중들은 예수의 비유이야기의 엄중함을 온몸으로 체험하듯 느꼈을 것이다. 무자비하고 탐욕스러운 주인이 그 큰돈을 종들에게 맡겨서 많은 이익을 만들어내도록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듯이 본문비유에서 한 달란트 맡은 종은 대자본가인 주인의 독점과 쌓음의 욕망을 짓뭉개버리는 삶의 행동양식을 보여준다. 이로써 비유이야기꾼 예수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청중들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심리적 긴박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어지는 비유이야기를 자세히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