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년 빚탕감 상담소/『10등급국민』

이 땅의 가난뱅이들, 다 모여라!

희년행동 2022. 5. 22. 22:02

이 땅의 가난뱅이들, 다 모여라!

 

IMF 외환위기 이후, 이 땅의 서민들의 삶이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우리는 지난 시절 너도나도 중산층이었습니다. 그런데 IMF 이후, 우리는 모두 가난뱅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한마디로 우리사회가 무지막지한 투기금융자본경제체제로 편입되었기 때문입니다. IMF 이후, 한국정부는 IMF로부터 국제투기금융 자본활동에 대한 모든 규제 철폐를 요구받았고, 흔쾌히 이를 수용했습니다. 그 일례로, 한국정부는 신용카드 규제를 없애고 이자제한법을 폐지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바와 같이 길거리에서 어디에서든 온갖 선물공세와 함께 신용카드가 남발되었습니다. "무이자~무이자" 아름다운 무희들의 유혹 속에서 카지노 금융자본들의 200%가 넘는 고금리가 횡행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서민들의 삶은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IMF 이후, 투기금융 자본세상에서의 불평등과 양극화와 빈곤의 심화는 우리 모두가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생계형 가계부채를 탕감하라!

 

IMF 이후, 한국정부는 미소금융재단, 보금자리주택, 취업 후 학자금융자 상환제도 등 친 서민정책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름만 서민정책일 뿐, 빈곤층의 삶의 권리가 철저하게 무시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미소금융재단은 830만 저소득․금융소외계층에게 그림의 떡입니다. 정부가 정해놓은 운용지침으로 볼 때, 미소금융재단은 변제능력이 확실한 계층을 염두에 두고 있을 뿐입니다. 300만원, 500만원 소액대출마저도 버거워 보일 수밖에 없는 빈곤층은 철저히 배제되어 있습니다. 또한 개인파산․면책을 경험한 이들은 아예 지원 대상에서 빠져 있는 상황입니다.

나아가 현재의 금융채무 불이행자들을 위한 다양한 신용회복정책들도 원금탕감은 언감생심일 뿐, 한길같이 채무변제만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부가 이름뿐인 서민금융정책들을 남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금융채무(자)의 문제를 IMF 이후 노골화 된 투기금융자본세상의 불평등과 양극화와 빈곤의 문제로 바라보지 못하는 낡은 사회인식 때문입니다. 정부의 이러한 인식으로 말미암아, 법으로 보장된 개인파산면책제도를 이용하려는 과중채무자들에게 도덕적 해이자라는 투기금융자본세상의 주홍글씨가 덧씌워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IMF 이후 지금까지 투기금융자본들은 830만 저소득․금융소외계층을 도덕적 해이자라고 윽박지르며 무자비한 고금리의 덫을 놓아 채무변제를 강요해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 사회의 830만 저소득․금융소외계층은 “10등 국민”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하루하루를 생존위기 속에서 살아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정부는 ‘금융채무불이행자’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며, 정부의 저소득․금융소외계층 지원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떠들어댑니다. 하지만 이는 개인워크아웃, 프리워크아웃, 국민행복기금 등, “무슨 짓을 해서든 빚은 갚아라”는 강요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일 뿐입니다. 이 제도들은 비인간적인 생계를 강요당하며 무려 8년 동안이나 채무를 변제해야만 하는 사적 신용회복제도들입니다.

따라서 정부가 앞장서서 이 제도들을 홍보하고 있지만, 이러한 제도들은 신용회복지원이 아니라 또 하나의 빚 독촉행태일 뿐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과중채무자들이 8년 동안의 채무변제기간 동안 중도탈락 하는 등, 이미 신용회복지원정책으로서 그 실효성을 상실한 지 오래입니다.

한편으로 그나마 유일한 법적 채무탕감제도인 개인파산면책 및 회생제도마저 보수화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법원은 IMF 이후 개인파산면책 신청자가 늘어나자 내부업무 처리방침을 마련하여 개인파산면책 신청의 장벽을 높이 쌓아 올렸습니다. 그 결과 다른 나라의 경우 세계경제위기 속에서 파산신청률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한국만은 개인파산면책신청률이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이 땅의 가난뱅이들, 다 모여라!

 

이제 오늘, 우리사회의 과중채무자들은 도덕적해이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카지노 금융자본세상의 최대 피해자입니다. 날로 증가하는 금융채무와 금융채무 불이행자 문제의 본질은 카지노 금융자본 세상의 불평등, 양극화, 빈곤의 문제와 다름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사회의 830만 저소득․금융소외계층은 카지노금융자본세상의 무자비한 영업행태와 고금리로 인해 일상적 생존위협에 처해 있습니다. 정부가 카지노 금융자본들에게 다른 나라들의 10%대 이자율에 비해 서너 배에 달하는 30%~40%의 고리채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카지노금융자본세상의 불평등과 양극화와 빈곤에 허덕이는 830만 저소득․금융소외계층의 삶은 투기금융자본들의 고리채에 속절없이 휘둘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카지노금융자본세상에게 빼앗긴 우리의 삶의 권리를 되찾아 당당하고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이제 우리는 카지노금융자본세상의 불평등과 양극화와 빈곤의 또 다른 얼굴로써 “금융채무의 사회적 책임”을 외쳐야 합니다.

자, 이제! IMF 이후 지금까지 카지노금융자본의 횡포에 떨며 숨죽였던 이 땅의 모든 가난뱅이들이여! 다 모여라! 1% 맘몬(자본)의 사익을 위하여 99%의 삶을 희생해야만 하는 승자독식 카지노금융자본경제에 대하여 분노하라! 저항하라! 새로운 세상에 참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