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성서읽기/희년신앙 읽기

희년신앙의 태동, 야훼 하나님은 히브리 노예들을 ‘희년신앙 행동계약 당사자’로 세우기 위해 싸우신다.

희년행동 2025. 1. 19. 12:35

야훼 하나님은 히브리 노예들을 희년신앙 행동계약 당사자로 세우기 위해 싸우신다.

 

이제 두 번째 주제로 야훼 하나님께서 히브리 노예들을 희년신앙 행동계약 당사자로 세우기 위해 싸우시는 내용들을 살펴보자. 이와 관련하여 본문읽기에서 히브리 노예들의 절망과 원망은 야훼 하나님이야말로 히브리들을 위해 싸우시는 용사라고 확신하는 모세의 출애굽신앙과 처절하게 대립한다. 이로써 야훼 하나님께서 히브리 노예들을 해방하고 구원하시는 출애굽신앙역사의 대장정에서 최고의 긴장감이 조성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위기와 긴장을 만들어 내시는 분은 야훼하나님 자신이다. 왜 그러셨을까?

그 뚜렷한 대답은 야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후손들을 전진하게 하라고 모세에게 내린 명령이다. 야훼 하나님은 갈대바다를 쪼개는 해방과 구원사건을 통해서 히브리 노예들의 마음 판에 그들을 해방하고 구원하기 위해 싸우는 야훼 하나님을 새겨 넣으려고 하신다. 히브리 노예들의 마음속 깊이 찌들어 있는 노예정체성과 노예딜레마를 말끔히 씻어내려고 하신다. 그럼으로써 야훼 하나님은 히브리 노예들을 자기 사람들로 만드셔서 희년신앙 행동계약 당사자로 세우려고 하신다.

실제로 히브리 노예들의 하나님 야훼께서 나타나셨다는 이야기는 히브리 노예들에게조차 의아한 일이었다. 야훼 하나님께서 일으키시는 출애굽 해방과 구원사건은 히브리 노예들에게 너무도 낯설고 두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갈대바다가 갈라지고 파라오 노예제국 지배체제의 군대가 수장되는 놀라운 상황전개가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하여 본문읽기는 1421절 그리고 22절에서 이 갈대바다 사건을 두 가지로 기록한다. 하나는 동풍이 불어와 밤새도록 바닷물이 물러가게 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바닷물이 갈라져 바다 가운데 길이 났다는 것이다. 여기서 어떤 것이 맞느냐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히브리 노예들에게 이 갈대바다 사건은 황홀하고 놀라운 야훼 하나님의 해방과 구원사건으로써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희년신앙 체험으로 새겨졌다. 그러면서 갈대바다 사건은 시대마다 히브리 성서 어디서든 새로운 신앙고백과 신앙언어로 계속해서 재해석 되어 왔다.

한편 갈대바다에서 야훼 하나님의 거룩한 전쟁 승리는 히브리들의 신앙심성 속에서 파라오 지배체제에 대한 승리를 넘어 희년신앙 행동서사 삶의 자리로 전이되었다. 그 예를 창세기 천지창조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갈대바다에서 야훼 하나님의 승리는 천지창조에서 혼돈과 반생명의 상징인 태초의 바다(또는 깊음의 물)에 대한 승리로 재해석 되었다. 나아가 유대인들은 갈대바다 사건에 대한 다양한 전승과정과 재해석을 통해서 악을 향한 야훼 하나님의 투쟁과 승리를 노래했다.

이렇듯이 본문읽기에서 히브리 노예들의 하나님 야훼와 파라오 노예제국 지배체제와 싸움은 절정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훼 하나님의 거룩한 전쟁에서 히브리 노예들이 이바지해야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야훼 하나님의 해방과 구원의 은총을 잠잠히 받아들이고 누릴 뿐이었다.

세상의 모든 힘과 부와 영광이 스스로에게 있다고 믿는 파라오 노예제국 지배체제가 이 싸움을 통해서 패망의 길로 가게 될 것은 빤한 일이다. 이 싸움을 통해서 히브리 노예들을 위해 싸우시는 야훼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의심의 여지없이 또렷하게 드러날 것이다. 이때 히브리 노예들이 야훼 하나님의 편에 굳게 서야함은 옳고 마땅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