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투쟁이 갖는 위험성
여기서 히브리 형제가 모세를 고발할 때 사용한 동사 ‘하라그타 הָרַגְתָּ 쳐 죽이다’라는 표현은 매우 엄중하다. 그렇다면, 모세의 투쟁은 ‘히브리 노예들의 권리투쟁이 아닌 해방투쟁’이었을까?
어찌되었든 히브리형제 고발인이 사용하는 동사로 보아 모세의 투쟁은 처음부터 과격하고 폭력적이었을 수도 있다. 아마도 그것은 주인으로써 이집트 사람들이 히브리 노예들에게 막무가내로 죽임의 폭력을 행사하는 상황 때문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본문읽기 안에서 모세의 투쟁이 가지고 있는 어쩔 수 없는 위험성이다. 그러므로 하나님 없는 노예세상에서 ‘작은 이익과 권리쟁취’에서 파생되는 모든 투쟁들은 하나같이 폭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히브리 형제들을 위한 모세의 권리투쟁 가운데서 벌어진 살인사건은 우발적이고 비밀스러운 사건이었다. 반면에 파라오 노예제국 지배체제의 보복은 공개적이고 체제구조적이며 집단적인 무한폭력이었다. 결국 하나님 없는 노예세상에서 모세의 권리투쟁은 피의 보복을 부르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모세는 자신의 비밀투쟁이 발각되고 보복이 두려워 미디안광야로 도망쳤다. 그 후 모세는 자기시대의 파라오가 죽고 새로운 파라오가 집권하기까지 이집트 땅으로 돌아오지 못했다.(출애굽기 2:23; 4:18-20)
그러므로 파라오 노예제국 히브리노예 성공신화로써 이집트제국의 왕자 지위에까지 올랐던 모세의 성공신화는 ‘모세의 투쟁실패’와 함께 허망하게 무너졌다. 이제 모세의 성공신화는 전설이 되고 말았다. 이로써 하나님 없는 노예세상에서 모세의 투쟁실패는 모세뿐만 아니라 모든 히브리 노예들의 실패이며 절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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