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성서읽기/희년신앙 읽기

희년신앙 행동서사, 히브리 민중사

희년행동 2025. 2. 5. 09:08

희년신앙 행동서사, 히브리 민중사

 

늦봄 문익환 목사는 19905히브리 민중사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은 히브리 열두지파 곧 가나안 땅 노느매기 동맹의 실체를 설명해주는 아주 소중한 책이다. 20181월에 이르러는 오래도록 절판되었던 이 책이 다시 복간되었다.

필자는 문익환 목사의 히브리 민중사를 읽으면서 큰 신앙충격을 받았다. 이후 필자는 성서 속 희년신앙 행동서사 읽기에 몸과 마음을 기울여왔다.

실제로 히브리 성서에서 희년신앙 행동서사의 태동은 히브리 노예들의 하나님 야훼께서 나타나시면서 부터다. 야훼 하나님은 파라오 노예제국으로부터 히브리 노예들을 해방하고 구원하셨다. 히브리 성서 출애굽기는 히브리 노예들의 하나님 야훼께서 일으키신 출애굽 해방과 구원사건을 또렷하고 생생하게 증언한다. 야훼 하나님은 파라오 노예제국 만신전 안에서 희희낙락하던 허깨비 하나님들을 몽땅 끌어내어 통쾌하게 내치시고 처벌하신다. 히브리 성서는 야훼 하나님과 히브리들이 함께 펼쳐나가는 해방과 구원, 정의와 평등, 생명평화세상을 생동감 있게 펼쳐낸다.

이와 관련하여 히브리 민중사는 히브리 성서에 나타난 히브리 노예들의 실체를 뚜렷하게 밝힌다. 히브리 노예들의 실체를 고대 이집트와 가나안땅 그리고 페니키아와 시리아지역에서 널리 사용하던 하비루 hapiru’라는 용어에서 찾는다. 실제로 하비루는 이집트와 아시아지역에서 사회종교 또는 정치경제체제의 하층사람들을 가리키는 용어였다. 실제로 하비루는 채무노예, 소작농노, 전쟁포로, 용병, 떠돌이 일용노동자등 천대받는 풀뿌리 사람들이다.

따라서 성서주변 고대 문명세계에서는 하비루 하나님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하비루에게 하나님이란 가당치도 않은 일이다. 왜냐하면 하비루들에게는 하나님을 모시거나 섬길 능력도, 자격도 없기 때문이다. 오롯이 제국주의 지배체제의 왕이나 신전제사장 또는 소수 지배계층만이 하나님을 모시며 섬김 수 있다. 그들만이 하나님에게 복을 빌 수 있다.

그러므로 성서주변 문명세계에서 하나님은 오롯이 노예제국 지배체제 만신전 안에서만 찾을 수 있다. 노예제국 지배체제 하나님들은 만신전 안에서 평안하게 지내며 희희낙락 영생을 누릴 뿐이다. 하비루 들의 억압과 착취와 고통 그리고 절망스러운 삶의 마당에는 아무런 관심도, 느낌도, 알아차림도, 자비도 없다.

그러나 히브리 성서에서 나타난 야훼 하나님은 오롯이 히브리 또는 하비루 들의 하나님이시다. 야훼 하나님은 히브리 노예들의 고통과 절망 속에서 함께 아파하시며 히브리들의 울부짖음에 응답하신다. 파라오 노예제국 지배체제에서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히브리 노예들을 해방하고 구원하신다. 히브리들을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노느매기 땅으로 이끄신다. 거기서, 히브리들이 해방과 구원, 정의와 평등, 생명평화세상을 세우고 누리며 이어가도록 도우신다.

이렇듯이 히브리 민중사는 옛 히브리들의 하나님으로 나타나셨던 야훼께서 지구촌 노예세상역사를 바로잡는 분이라고 가르친다. 이 땅에서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사람들과 함께하셨던 하나님이라고 주장한다.

히브리 민중사는 히브리 열두지파 곧 가나안 땅 노느매기 동맹을 침략군으로 풀이하지 않는다. 도리어 가나안 땅 파라오 노예제국 봉건군주들을 무찌르는 해방군으로 자리매김한다. 히브리 해방노예들과 가나안 땅 봉건군주체제 풀뿌리 농노들이 연합한 해방군으로 풀이한다. 히브리 지파동맹이 가나안땅 노느매기 동맹으로써 파라오 노예제국 봉건왕국 체제를 해체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히브리 민중사야말로 야훼하나님의 출애굽 해방과 구원사건을 이어가는 히브리들의 희년신앙 행동서사다.

물론 필자는 문익환 목사의 히브리 민중사를 역사 실증주의로 따져볼 마음이 전혀 없다. 왜냐하면, 히브리 성서야말로 오롯이 히브리 지파동맹 곧 가나안 땅 노느매기 동맹의 희년신앙 행동서사를 여실하고 생생하게 증언하기 때문이다. 제국주의 노예세상을 향한 대항세상 또는 대안세상으로써 야훼하나님의 해방과 구원, 정의와 평등, 생명평화세상을 미래세대로 전수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옛 히브리들의 희년신앙 행동서사는 소제국주의 다윗왕조신학으로 퇴행하지 않는다. 히브리 성서 속 히브리 지파동맹의 희년신앙 행동서사는 이스라엘 민족서사로 뭉개지지 않는다. 히브리 노예들의 하나님 야훼의 출애굽 해방과 구원사건은 유대교의 선민 구원교리로 도저히 다 풀어낼 수 없다.

실제로 야훼하나님의 출애굽 해방과 구원사건은 히브리 해방노예들의 사회종교정치경제 공동체해방과 구원세상의 밑바탕이었다. 히브리들이 세우고 누리며 지켜나가야 할 해방과 구원, 정의와 평등, 생명평화세상의 밑바탕이었다.

이제, 바야흐로 야훼 하나님의 출애굽 해방과 구원사건은 옛 히브리들의 희년신앙 행동서사를 넘어서고야 말 것이다. 왜냐하면, 야훼 하나님의 출애굽 해방과 구원사건은 21세기에 이르러서도 똑같이 이 땅의 억압받는 모든 풀뿌리 사람들의 희년신앙 행동서사의 출발이고 밑바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