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년인가, 희년신앙(禧年信仰)인가?
많은 성서학자들 또는 신학자들이 딱 하나 ‘레위기 25장만을 희년본문’으로 설명한다. 실제로, 레위기 25장 희년본문은 ‘단 한 번에 그리고 한꺼번에’ 사회․경제․정치판을 뒤집는 변혁을 요청한다. 온 땅에서 그 누구라도 예외 없이 ‘빚을 탕감하고 채무노예를 해방’해야 한다. 팔려나간 모든 땅들이 맨 처음 노느매기 땅주인에게로 돌아가야 한다. 수대에 거쳐 켜켜이 쌓여온 현실세계의 모든 모순과 폐해들을 한꺼번에 리셋 하는 ‘사회․경제․정치․종교 공동체 퍼포먼스’를 명령한다.
그러므로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성서학자들은 ‘희년이야말로 성서의 이상(理想)이며 허구’라고 설명한다. 히브리 성서시대에도, 신약성서시대에도, 유대사회에서 조차도 희년은 실현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딱 맞는 설명이고 주장이다. 레위기 25장 희년본문이 명령하는 사회․경제․정치․종교 공동체 퍼포먼스는 현실세계에서 실현 불가능한 요청이다.
물론, 레위기 25장 희년본문은 모든 사회․경제․정치 불평등과 양극화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종교치유선포로써 큰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의심의 여지없이 뚜렷하게 성서 속, 희년은 일회성 퍼포먼스 종교치유행사가 아니다. 성서 속, 희년은 신앙이며 신앙행동이다. 수천 년 성서의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져온 히브리들의 희년신앙 행동서사(行動敍事)다. 그 출발은 히브리 노예들에게 베푸시는 야훼 하나님의 해방과 구원사건이다. 그 내용은 야훼 하나님의 해방과 구원사건으로부터 끊임없이 이어져온 히브리들의 신앙행동역사다.
그래서 나는 ‘성서 속, 히브리들의 희년신앙 행동서사 읽기’를 제안한다.
이러할 때 희년신앙이란, 히브리 노예들의 하나님 ‘야훼의 나타나심과 출애굽 해방과 구원사건’이다. 또 히브리 해방노예들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노느매기 땅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출애굽기 1장에서 15장까지의 본문들은 히브리노예들의 하나님 야훼께서 일으키시는 ‘출애굽 해방과 구원사건’을 파노라마처럼 그려낸다. 출애굽기 본문들은 야훼 하나님의 출애굽 해방과 구원사건을 밑바탕으로 세워지는 ‘히브리 지파동맹의 희년신앙 실체와 진실’을 뚜렷하게 증언한다.
첫 번째, 히브리 노예들의 하나님 야훼께서 나타나셨다(출애굽기 3장)
두 번째, 야훼 하나님께서 파라오 노예제국에서 종살이 하던 히브리 노예들을 해방하고 구원하셨다(출애굽기 1:1-15:21)
세 번째, 야훼 하나님께서 히브리 해방노예들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노느매기 땅을 주셨다.
이렇듯이 야훼하나님은 파라오 노예제국 지배체제로부터 히브리노예들을 해방하고 구원하시겠다는 뜻을 뚜렷하고 당당하게 선포하신다.
정녕, 내가 보았노라
이집트에서 종살이 하는 내 사람들의 고통을.
자신을 박해하는 자들 앞에서 울부짖는 내 사람들의 외침을
내가 들었노라.
정녕, 내가 알았노라
내 사람들의 아픔을.
내가 내려가겠노라
이집트의 손아귀로부터 내 사람들을 해방하기 위하여
그 땅으로부터 내 사람들을 이끌어내기 위하여
넓고 좋은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출애굽기 3:7-8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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