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50년 희년조항’이 레위기25장 희년본문에 들어가게 되었을까?
50년 희년에 이르러서야 빚 탕감과 채무노예해방을 맞이하게 된다면, 채무노예들에게 무슨 좋은 일이 있을까? 50년 희년조항은 고대 사회․경제․정치상황에서 채무노예들에게 아무런 좋은 뜻도 실익도 없다.
실제로 히브리 성서시대의 평균연령은 30세를 넘기지 못했다. 같은 히브리형제를 50년 동안 노예로 부려도 된다는 50년 희년조항은 반 희년신앙 행태일 뿐이다. 50년 희년조항은 야훼 하나님의 출애굽 해방과 구원사건의 실체를 거부한다. 옛 히브리 지파동맹과 야훼 하나님과 함께 맺은 희년신앙 행동계약 행동법규들을 향한 반역이다.
그러므로 많은 성서학자들은 히브리 성서역사 속에서 50년 희년의 실행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하여 레위기 50년 희년본문의 시대상황은 ‘남유다왕국이 멸망하고 바벨론포로로 끌려갔던 유대인들의 예루살렘으로 귀환할 때’다. 예루살렘귀환 유대인들은 ‘율법 곧 희년신앙 행동법규들’을 새롭게 편집․저술하거나 되살리는 일에 몰두했다. 그럼으로써 유대 사회․경제․종교․정치 공동체회복과 부흥운동에 열을 올렸다. 이런 부흥운동은 이미 바벨론 포로시절부터 불 붙어왔다. 그렇다면 예루살렘귀환 유대인들이 새롭게 편집해 낸 50년 희년조항에는 어떤 회복과 부흥의 뜻이 숨어 있을까?
바벨론제국은 남유다왕국에서 1차,2차,3차에 거쳐 왕족과 귀족들 또는 부자들을 포로로 끌고 갔다. 바벨론제국은 유대와 예루살렘 풀뿌리 사람들을 남겨서 버려진 땅들을 관리하고 농사를 짓게 했다.
세월이 흘러 기원전 5백37년, 남유다왕국이 망하고 50년째에 첫 번째 바벨론 포로들의 예루살렘귀환이 이루어졌다. 이때 예루살렘으로 귀환한 유대인들은 유대와 예루살렘에서 자기가문의 땅들을 찾아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땅들을 점유하고 농사짓는 사람들은 유대와 예루살렘에 남겨진 풀뿌리 사람들이었다. 일부 예루살렘귀환 유대사람들 가운데는 많은 돈을 가지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 아마도 그들은 돈으로 자기가문의 땅을 되찾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땅들이 소유권을 주장하기 마땅치 않은 풀뿌리 농부들의 손에 점유된 채로 있었다. 유대왕국이 망하고 자기 땅마저 버려둔 채 바벨론포로로 끌려갔던 귀환포로들. 또는 그들의 후손들이 눈앞에서 자기 땅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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