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년신앙』 예수의 하나님나라 복음운동 6. 위로부터 남의 비밀, 땅의 지배체제를 향한 풀뿌리 사람들의 대항행동

『희년신앙』 예수의 하나님나라 복음운동

 

6. 위로부터 남의 비밀, 땅의 지배체제를 향한 풀뿌리 사람들의 대항행동

요한복음 3:1-21, 누가복음 17:20-21

 

 

본문읽기 1. 요한복음 3:1-21

 

바리새파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니고데모이고 유대인들의 지도자였다. 그 사람이 한밤중에 예수께로 와서 예수께 말했다.

 

“선생님, 우리는 선생께서 하나님으로부터 오셨다는 것을 진즉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만약 하나님께서 함께하시지 않는다면, 아무도 당신이 행하신 이런 표징들을 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가 대답하여 그에게 말했다.

 

“진실로, 진실로 그대에게 말하오. 만약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는다면, 하나님나라를 볼 수 없소.”

 

니고데모가 예수에게 말했다.

 

“어떻게, 사람이 그냥 늙는 것이지, 다시 태어날 수 있단 말입니까? 자기 엄마 뱃속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다시 태어날 수야 없지 않습니까?”

 

예수가 대답했다.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에게 말하오. 만약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부터 태어나지 않는다면, 하나님나라 안으로 들어갈 수 없소. 육으로부터 태어난 것은 육이고 영으로부터 태어나야 영이오. 내가 그대에게 ‘당신들은 위로부터 태어나야만 한다’라고 말한 것 때문에 놀라지 마시오. 바람은 어디로든 원하는 곳으로 분다오. 그대는 그 소리를 듣지만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지 못하지 않소? 영으로부터 태어난 사람은 모두 이와 같소이다.”

 

니고데모가 대답하여 예수에게 말했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습니까?”

 

예수가 대답하여 그에게 말했다.

 

“그대는 이스라엘의 선생 아니오, 그러면서도 이런 일들을 알지 못한단 말이오?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에게 말하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을 말하고 우리가 보았던 것을 증언하오. 그런데도 그대는 우리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 구려. 내가 당신들에게 땅위에서 일들을 말하는데도 그대들이 믿지 않는데, 만일 내가 하늘의 일들을 말하면, 어떻게 그대들이 믿을 수 있겠소?

 

만일 하늘로부터 내려온 이가 아니었다면, 아무도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었소. 곧, 사람의 아들이외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렸던 것처럼, 그렇게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 져야만 하오. 그를 신앙하는 모든 사람들이 영원한 생명을 차지하게 하기 위해서라오.

참으로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이토록 사랑하셨소. 그래서 외아들을 주셨소. 그를 신앙하는 모든 사람이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차지하게 하기 위해서라오. 참으로 하나님께서 아들을 세상 속으로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기 위해서가 아니오. 도리어 세상이 그를 통하여 구원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오.

그를 신앙하는 사람은 심판받지 않소. 그러나 그를 신앙하지 않는 사람은 이미 심판받았소. 왜냐하면 그가 하나님의 외아들의 이름을 신앙하지 않았기 때문이오.

그 심판은 이것이오. 빛이 세상 속으로 왔으나 사람들이 빛보다 더 세상을 사랑한 것이라오. 왜냐하면 그들의 행실들이 악했기 때문이오. 참으로 악행들을 저지르는 자들은 모두가 빛을 미워하고 빛을 향하여 나오지를 않소. 자기 행실들이 폭로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오.

그러나 진리를 행하는 사람은 빛을 향하여 나아가오. 자기 행실들이 하나님 안에서 실천한 일들이라는 것을 드러내지도록 하기 위해서라오.”

 

본문읽기 2. 누가복음 17:20-21

 

바리새파 사람들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나라가 언제 오겠느냐’ 캐물음을 받은 후에 예수가 그들에게 대답하여 말했다. 하나님의 나라는 숨어서 몰래 엿보는 것처럼 오지 않는다.

그들이 ‘보라 여기다 또는 저기다’라고 선동 수 없다. 보라 참으로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다.

 

 

본문 이해하기

지배체제

 

사람들은 자기 시대와 사회를 어떻게 이해할까? 물론, 이렇게 질문하는 것은 하나의 정답을 구하자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현재 자신의 교육․경제․사회․정치적 위치와 경험에 따라 자기시대와 사회에 대한 다양한 이해가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필자는 우리시대와 사회를 지배하는 분명하고 실체적인 권력체제가 작동한다고 생각한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상황을 보자. 20세기 중반 일제식민지에서 해방된 이후 친일․반공․군사독재․전쟁세력 지배체제가 권력을 쟁취했다. 이후 21세기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친일․독점재벌․관료․기득권세력 지배체제가 판을 친다. 이 두 권력체제는 서로 교차하고 포용하면서 한 몸처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이 두 지배체제에 대하여는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먼저, 지구촌의 경우를 이야기 해보자. 대다수 사회학자들이 인정하는 지구촌제국 미국의 지배체제는 월가금융세력과 군산복합체(軍産複合體) 그리고 제국주의정치세력의 과두체제다. 이 세 개의 제국주의세력들은 서로 교차하고 포용하고 상생함으로써 지구촌제국 미국 지배체제의 핵심권력으로 자리매김한다.

이들 가운데 군산복합체는, 1961년 1월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처음 언급했다. 그는 지구촌제국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지구촌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말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구촌제국 미국은 군수산업에 어마어마한 정부예산을 쏟아 부었다. 그럼으로써 미국 전쟁기업들이 지구촌 모든 전쟁이익을 독점하도록 구조화하고 체계화해 왔다.

이제 21세기에 이르러 지구촌제국 미국의 군수산업은 첨단과학기술의 총체다. 군수산업은 미국 최첨단 기술독점 대기업들의 독점수익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군산복합체는 지구촌제국 미국의 모든 국력이 집중되어 있는 산업으로써 비생산적이며 비효율적인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계속해서 첨단으로 고도화되는 무지막지하게 값비싼 무기체계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초과소비 한다. 이를 위해 지구촌제국 미국의 군산복합체는 지구촌에서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킴으로써 과도한 전쟁무기 재고소비를 촉진해야만 한다.

한마디로 지구촌제국 미국의 군산복합체는 반생명․반평화의 터무니없는 초과소비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구촌제국 미국이외는 그 어떤 국가도 그리고 기업들도 미국의 군산복합체를 따라 잡을 수 없다.

 

신(냉전)제국주의, 월가 투기금융자본, 군산복합체 등

지구촌 불로소득 자본주의 금융과두체제

 

지구촌제국 미국은 지구촌의 질서와 안전이라는 명분으로 또한 동맹이란 이름으로 지구촌 위성 국가들에게 더 많은 전쟁무기를 초과소비 하도록 협박한다. 실례로 중동의 군사대국 사우디는 몇 년 전 미국대통령 트럼프에게 123.6조원 무기구입을 약속했다. 지구촌제국 미국의 첨단 전쟁무기로 무장한 사우디는 이웃나라 예멘의 내전에 개입해서 예멘 전 국토를 융단 폭격해 왔다. 그럼으로써, 미국 군산복합체 전쟁무기 재고를 아낌없이 소비했다 이로 인한 무고한 민간인 학살은 아예 지구촌 뉴스에 보도조차 되지 않는다.

미국의 하위동맹들 곧 영국․호주․일본․한국․대만 등도 지구촌제국 미국의 군산복합체에게 호구 잡힌 전쟁 산업 물주다. 그밖에도 유럽․인도․파키스탄 등 지구촌 대부분의 국가들이 미국 군산복합체의 전쟁 산업 물주들이다.

실제로 21세기에 이르러 한반도 사드배치는 한반도의 위기와 갈등을 불러들였다. 한반도 사드배치는 중국(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한 미사일방어체제(MD)구축의 핵심으로써 지구촌제국 미국의 군산복합체의 이익과 권력의 문제이다. 지구촌제국 미국 군산복합체에 종속된 악다구니 한반도 안보담론이 한없이 처량하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지구촌제국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월가의 ‘투기금융자본’과 한 몸 그리고 한통속이라는 점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미국 월가의 독점투기자본들은 지구촌제국 미국의 정치․군사집단들과 뒷배를 맞추어 군수산업을 키워왔다. 그러면서 지구촌제국 미국의 군산복합체는 미국사회를 지배하는 권력체제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지구촌제국 미국의 군산복합체는 미국 우민(愚民)들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미국 월가 중심의 ‘투기금융자본체제’도 지구촌제국 미국의 역사 속에서 오랜 연원(淵源)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1,790년 독립전쟁을 하면서 많은 전쟁국채를 발행했다. 그때 몇몇 금융브로커들과 상인들이 미국월가에 모여 전쟁국채를 거래했다. 사람들은 이때의 금융브로커들과 국가와의 전쟁국채거래를 월가의 기원으로 여긴다. 이후 미국은 남북전쟁을 통하여 급속한 산업화를 이루게 되었고 이때 월가는 막대한 산업자본을 조달하는 금융시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어서 20세기 초 시장자유주의와 대공황 위기를 거치면서 월가는 명실상부 지구촌 독점금융자본의 본거지로 자리매김했다. 이어서 미국 월가의 독점 투기금융자본체제는 7-80년대 신자유주의 선봉에 서서 세계화․금융화를 주도함으로써 지구촌의 무소불위 권력으로 자리매김 했다. 이렇듯이 20세기 초에 탄생한 미국 월가의 J․P 모건은 당시에도 또 21세기 지금에도 월가 독점금융자본의 표상이며 지구촌 맘몬제국 금융자본권력의 상징이다.

이처럼 지구촌제국 미국에서 군산복합체와 월가 투기금융자본세력과 지구촌 제국주의세력들은 신자유주의 세계화․금융화 이데올로기를 통하여 서로교차․포용․상생했다. 그럼으로써 신자유주의 전쟁의 금융화 및 독점전쟁기업 등 지구촌 죽음의 권력체제를 튼튼하게 세워냈다. 참으로 21세기 지구촌제국 미국에는 ‘군산복합체와 월가투기금융자본 그리고 제국주의’연합 불로소득 금융과두체제가 뿌리를 내렸다. 미국의 불로소득 금융과두체제 속에서 지구촌사회경제는 오롯이 전쟁과 피 흘림과 죽임의 전쟁경제일 뿐이다. 21세기 지구촌제국 미국은 지구촌에서 유일하게 모든 전쟁을 조직하고 참여하며 이익을 몰수하는 전쟁제국이다.

 

로마제국과 예루살렘 성전제사종교 지배체제

 

복음서를 제대로 읽으려면, 예수시대의 로마제국 지배체제와 거기에 기생했던 예루살렘 성전제사종교체제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예수시대의 로마제국 지배체제상황을 제외 한 채 로 복음서 읽기가 불가능하다. 예수시대의 로마제국은 고대 지중해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세계제국이었다. 로마제국은 헬라시대 알렉산더로부터 시작된 지중해 세계에 대한 완전한 통일을 완성했다. 로마제국의 겉모양은 법치와 공화국체제 이었지만 내면으로는 철저한 전쟁제국이었다. 로마제국은 가장 완벽한 군사패권주의를 통한 정복전쟁과 보복전쟁으로 이룩한 세계제국이었다. 21세기 지구촌제국 미국의 위상과 똑 같다.

로마제국은 지중해세계 전 지역에 군사주둔지를 만들고 약 25개 군단을 배치했다. 한 개 군단은 6000~10000명으로 구성되었는데 전체적으로 약 30만 명의 군대를 보유했다. 군대의 절반은 로마시민권을 가졌고 나머지 절반은 용병으로 채워졌다. 물론 초기의 로마공화정 체제에서는 의무징병이 주력이었다.

로마공화국은 지중해세계 제국주의 면모를 갖추면서부터는 모병제를 통하여 직업군인체제를 갖추었다. 17세 이상 제국 내․외에서 건강한 남자들이 로마군대에 지원했다. 20여년을 복무 한 후에 제대를 허락했는데 많은 퇴직금을 받았다. 로마군입대는 로마제국 식민지 풀뿌리 사람들에게 신분상승 탈출구였다. 21세기 지구촌제국 미국군대에 입대하는 유색인종과 이민2세들의 처지와 똑 같았다.

로마제국 군단들은 제국 내 전쟁 상황에 따라 발 빠르게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 토대는 로마제국 내 도로망이다. 지금도 회자 되는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격언이 이 사실을 증언한다. 로마의 도로에는 1.5km마다 표지판이 세워졌고, 도로가 지나는 주요 도시에 군대를 위한 보급소가 설치되었다. 제국 내에서 반란전쟁이 일어나면 주변지역의 군단들이 신속하게 진압군으로 동원되었다. 로마제국의 반란전쟁 진압은 가공할 폭력과 죽임을 동반하는 ‘공포와 전율’이었다. 마찬가지로 21세기 지구촌제국 미국의 전쟁에도 ‘공포와 전율’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이렇듯이 로마제국은 영원불멸하고 무소불위한 땅의 지배체제였다. 고대 지중해세계의 가장 위대한 제국주의 전쟁권력으로 자리매김했다. 나아가 로마제국은 피라미드 빨대착취구조를 통한 거대기계사회였다. 맨 꼭대기에 지중해 세계의 구세주로 숭배되는 황제로부터 맨 밑바닥 식민지 풀뿌리 사람들까지 피라미드 계층구조로 연결되었다. 피라미드 식 거대기계로 구조화 된 후원노예사회였다.

로마제국 식민지 예루살렘 성전제사종교 체제는 로마제국 권력에 기대어 유대 풀뿌리사람들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거대기계의 톱니와 같았다. 예루살렘 성전제사종교 체제는 위로는 로마제국 지배체제에 종속되었고, 아래로는 유대식민지 풀뿌리 사람들 위에 군림했다. 예루살렘 성전제사종교 체제는 ‘죄와 벌 그리고 성전제사와 죄용서’라는 유대종교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유대 풀뿌리 사람들을 억압하고 착취했다. 예루살렘 성전제사종교 체제 기득권세력인 제사장, 장로, 서기관, 바리새파 사람들은 로마제국 지배체제에 기대어 마음껏 사익을 챙길 수 있었다.

이제 본문읽기1.2에 비추어 땅의 지배체제로써 제국주의 전쟁권력은 인류역사 속에서 언제나 전쟁과 죽임의 권력이었다. 인류역사는 땅의 지배체제로써 제국주의 전쟁권력에 의한 그 땅 풀뿌리 사람들의 고난의 역사였다. 그러므로 21세기 성서독자들은 땅의 지배체제인 제국주의 전쟁권력이 풀뿌리 사람들의 삶을 옥죄고 착취해온 상황에서 본문을 읽어야한다. 또한 두말 할 필요도 없이 성서시대 로마제국과 거기에 기생해온 예루살렘성전 제사종교체제 시대상황을 살펴서 본문을 읽어야 한다. 나아가 21세기 지구촌 신자유주의 불로소득 자본주의체제 상황 속에서 본문을 읽고 해석해야한다.

 

 

본문풀이

위로부터 남의 비밀, 땅의 지배체제를 향한 풀뿌리 사람들의 대항행동

 

본문읽기1.2는 땅의 지배체제와 제국주의 전쟁권력에 대한 풀뿌리 사람들의 대항행동을 요청한다. 그리고 땅의 지배체제에 의해 왜곡되고 오염되고 가려진 하늘사랑과 하늘은총의 진실을 새롭게 밝힌다. 하늘의 진리를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땅의 지배체제 또는 땅의 권력구조에 억압당하는 풀뿌리 사람들에게 하늘은총과 사랑에 대한 열망을 선동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문의 제목을 ‘위로부터 남의 비밀, 땅의 지배체제를 향한 풀뿌리 사람들의 대항행동’이라고 정했다. 본문을 자세히 읽고 해석하며 ‘땅의 지배체제를 향한 풀뿌리 사람들의 저항, 하늘로부터 다시 난 사람들, 예수의 아빠하나님 나라’ 신앙진실을 찾아 나서자.

 

본문의 시대상황에서 니고데모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니고데모는 요한복음에서만 언급되는데, 요한복음은 니고데모를 바리새파이며 로마제국 유대식민지 자치 기구였던 산헤드린 의원이었다고 한다. 아마도 니고데모는 예수의 하나님나라 운동에 호감을 가진 몇 안 되는 바리새파사람들 가운데 하나였을 것이다. 요한복음은 니고데모에 대해 ‘예수를 이해하고 예수를 가까이 따르고자 한 사람’으로 기록하고 있다. 예수도 본문에서 니고데모를 이스라엘의 선생으로 인정한다. 초대교회 전승에 따르면 니고데모는 그리스도인이 되었고, 유대인들의 손에 순교를 당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문에서 니고데모는 예수시대의 땅의 지배체제였던 로마제국 전쟁권력에 기생하는 유대예루살렘 성전제사종교체제 기득권세력의 일원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바리새파 ϕαρισαίος’ 낱말은 히브리어에서 유래 된 말로써 ‘구별된 자’라는 뜻이다. 이들은 율법과 전통을 철저하게 지키려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다. 헬라시대 이후 이들은 이방인들의 침략에 대항하는 강력한 독립투쟁을 전개했다. 이들의 도움으로 유대 땅에 ‘마카베오 왕조’가 들어설 수 있었다. 이후 이들은 유대교 안에서 가장 강력한 종교당파가 되었다.

나아가 예수시대에 이르러는 율법학자인 서기관 계급과 유대를 강화함으로써, 유대교의 엘리트계층이 되었다. 이들은 유대인들 중 2%정도에 불과했는데, 제사장 그룹인 ‘사두개파’와 유대사회종교 기득권을 놓고 다투었다. 그리고 마침내 서기 70년 예루살렘성전이 로마인들에 의해 파괴 된 이후에, 이들은 유대교의 모든 사상과 중요한 결정을 이끌고 주도했다.

또한 본문에서는 니고데모를 바리새파이며 유대인들의 ‘아르콘 ἄρχων 지도자’라고 표현했는데, 개역성서에서는 ‘관원’ 이라고 번역했다. 니고데모가 ‘산헤드린 의원’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마태복음 5:22 참조) 로마제국 유대식민지 자치 기구였던 산헤드린은 유대공동체의 최고관청이며 의회기관이었다. 의장은 대제사장이었고 서기관과 장로 평신도를 대표하는 71명의 남자들로 구성 되었다. 로마제국은 산헤드린의 세속정치 권한을 제한했으나 종교적인 권한은 제한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로마제국 유대식민지 상황에서 유대인들의 산헤드린과 예루살렘 성전제사종교체제는 철저하게 로마제국 지배체제 하부구조 역할을 감당했다.

실제로 신약성서시대에서 유대 헤롯왕가는 로마제국에 의해 유대지역 위성국가로 성립되었다. 일찍이 로마제국의 황제 카이사르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전쟁 위기 속에서 헤롯가문의 도움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원을 받았던 사건이 있었다. 그 대가로 카이사르는 로마원로원을 움직여 헤롯가문의 가부장 안티파터를 유대인들의 왕으로 임명했다. 헤롯 왕가는 100% 로마제국 위성국가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였다.

이후 예수시대에 이르러 로마제국 지배체제는 유대지역을 로마 총독관할로 바꾸었다. 그러나 유대인들에 대한 사회종교 통치는 예루살렘 성전제사종교 체제와 자치기구 산헤드린의 권한이었다. 이 두 기구는 철저하게 땅의 지배체제, 로마제국의 하부구조 역할에 충실했다. 이 사실은 예수의 십자가처형과 관련한 예루살렘상황을 살펴볼 때 여실히 증명된다. 마치, 대한민국에서 정권을 잡는 세력들이 그리고 한국사회의 정치․사회․언론 기득권세력들이 지구촌제국 미국을 대하는 굴종태도와 같다.

이처럼 바리새파이며, 로마제국 유대식민지 자치기구 산헤드린의 의원이었던 니고데모는 예루살렘성전 제사종교체제 기득세력의 일원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비록 니고데모가 예수의 하나님나라 복음운동에 호감을 갖는 몇 안 되는 바리새파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 해도 쉽사리 예수의 하나님나라 복음운동 진실에 동의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예수가 반 로마제국, 반 예루살렘 성전제사종교체제를 외치는 상황에서, 예수와 니고데모의 하나님나라 복음운동에 대한 치열한 논쟁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예수와 니고데모사이에서 벌어진 위로부터 남의 논쟁사건

 

본문읽기의 내용도 예수의 하나님나라 복음운동에 대한 니고데모의 철저한 몰이해와 그로 인한 논쟁으로 일관한다. 본문에서 니고데모는 예수의 ‘위로부터 남(또는 거듭남)의 담론’에 대해 그 어떤 이해도 공감도 표시하지 않았다. 단 한마디 긍정의 말도 하지 않는다.

이점에서 본문읽기를 예수와 니고데모사이에서 벌어진 ‘위로부터 남의 비밀, 땅의 지배체제를 향한 풀뿌리 사람들의 대당, 예수의 하나님나라 복음운동’ 논쟁사건으로 읽는 것은 틀리지 않다. 물론 많은 성서학자들은 본문을 ‘예수와 니고데모의 대화’라고 규정하며 제자가 스승에게 묻고 배우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뭐, 굳이 아니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어색하기 짝이 없다.

이렇게 본문을 예수와 니고데모사이의 논쟁사건으로 읽는 다면 본문단락은 3:12절에서 끝났어야 한다. 실제로 여러 성서학자들은 본문읽기13절 이후의 말씀을 요한복음저자의 복음해설로 이해한다. 본문에서 그 유명한 요한복음 3장16절의 ‘복음의 진수에 대한 표현’은 초대교회의 절절한 예수신앙을 드러낸다. 이를 포함하여 본문저자는 13절부터 3인칭으로 표현된 예수의 독백문장을 통하여 요한공동체의 예수신앙복음을 해설한다.

그렇더라도 필자는 본문읽기1을 예수와 니고데모 사이의 ‘위로부터 남의 신앙담론’ 논쟁사건으로 이해한다. 본문읽기 전체를 하나의 텍스트 단락으로 읽으려한다. 그 점에서 본문은 예수와 니고데모 사이에서 서로 맞서거나 반대되는 견해와 이해들의 충돌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또한 예수의 위로부터 남에 대한 니고데모의 몰이해에 대하여 예수의 진중한 언술(言述)이 생생하다. 하나하나 찾아내서 숨겨진 의미들을 찾아보자.

이와 관련하여 니고데모는 한밤중에 예수를 찾아와 ‘이렇게’ 설레발친다.

 

“선생님, 우리는 선생께서 하나님으로부터 오셨다는 것을 진즉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만약 하나님께서 함께하시지 않는 다면, 아무도 당신이 행하신 이런 표징들을 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본문이 사용한 헬라어 동사는 ‘오이다멘 οἴδαμεν 현재완료동사,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이다. 니고데모와 더불어 예수의 활동을 주시해온 몇몇 바리새파 사람들이 ‘하나님’을 들먹이며 예수의 하나님나라 복음운동의 모든 의미와 활동을 진즉부터 잘 알고 있었다고 설레발친다.

그렇다면 니고데모는 바리새파를 대표하는가?

대화의 내용으로 보아 니고데모는 본문에 앞서서 예수의 ‘예루살렘 성전제사종교 철폐사건’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이후, 니고데모는 바리새파와 서기관집단의 ‘설왕설래’를 가지고 한밤중에 몰래 예수를 찾아 왔을 것이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는다면

 

이어지는 본문내용을 살펴보자.

 

“예수께서 대답하여 그에게 말씀하셨다. ‘진실로, 진실로 그대에게 말하오. 만약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는다면, 하나님나라를 볼 수 없소.’”

 

여기서 본문은 ‘아페크리테 ἀπεκρίθη 예수가 대답하여(또는 응답하여)’라고 보도한다. 니고데모의 직접물음이 없었는데, 예수는 무엇을 대답하겠다는 것일까?

그 당시 바리새파 사람들의 중요한 관심과 논쟁거리는 ‘영원한 생명 또는 하나님나라에 들어가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였다.(마가복음 10:17, 요한복음 6: 28 참조) 따라서 예수는 니고데모가 어떤 질문을 꺼내기도 전에 매우 논쟁적인 답변을 내 놓았다. 이때 사용한 헬라어 문장이 ‘에안 메 티스 겐네테 아노텐 ἐὰγ μή τις γεννηθῆ ἄνωθεν’이라는 가정법 문장이다. 이 문장이 큰 논쟁을 불러왔다. 직역하면 ‘누구든지 예외 없이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이다. 이 문장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낱말은 ‘아노텐 ἄνωθεν 위로부터’인데 우리말 성서는 ‘거듭’이라고 번역했다. 그런데 이 낱말은 ‘아노 ἄνω 위로’라는 헬라어부사에서 나왔는데 필자는 ‘위로부터’라고 새겨서 읽었다.

따라서 ‘위로부터’라는 의미는 하늘로부터, 영으로부터, 하나님으로부터 라는 의미이다. 우리말로 하면 ‘얼 사람’으로 난다는 말이다. 이점에서 ‘위로부터 태어남’은 사람의 자기 성찰이나 회개 등 인간적 행위로써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일으키시는 가능성이다.

니고데모의 몰이해와 오해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내가 무엇을 행해야’에만 집착하는 니고데모에게 ‘하나님이 일으키시는 가능성’에 대하여 진정성이 생겨날 리가 없다.

 

어떻게, 사람이 그냥 늙는 것이지, 다시 태어날 수 있단 말입니까?

 

니고데모는 아주 당연하게 반문한다.

 

“어떻게, 사람이 그냥 늙는 것이지, 다시 태어날 수 있단 말입니까? 자기 엄마 뱃속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태어날 수야 없지 않습니까?”

 

실제로, 사람이 어떻게 다시 태어날 수 있단 말인가? 어머니 뱃속에 다시 들어갔다가 태어날 수야 없지 않은가?

니고데모의 몰이해와 오해는 21세게 예수신앙인들에게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하나님 영의 사람, 참사람 예수의 ‘아빠 하나님 신앙’에서 위로부터 남은 무슨 신비종교의 비밀교리이거나 주술이 아니다. 또한 ‘너는 아무리 용을 써도 이해할 수 없고 알 수 없지만, 나는 다 안다’라는 모호함이거나 오만(傲慢)함도 아니다. 그것은 예수와 니고데모의 시대상황과 삶의 자리에서 너무도 절실하고 마땅한 신앙행동진실이다.

한마디로 위로부터 남은 땅으로부터 나서, 또 다시 하늘부터 하늘사람으로 새롭게 나는 것이다. 비록 땅으로부터 났지만 그래서 비록 땅에서 살지만, 하늘로부터 새로이 거듭난 사람은 결코 한소끔이라도 땅의 냄새 또는 땅의 티를 내지 않는다.

예수와 니고데모시대 상황에서 그 실체를 따진다면, ‘영원불멸하고 무소불위 하는 땅의 지배체제로써 로마제국 지배체제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로마제국은 피라미드 빨대 착취구조를 통한 거대전쟁기계 사회구조에 대항하고 이를 거부하는 것이다. 나아가 로마제국 지배체제에 기대어 풀뿌리 사람들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예루살렘 성전제사종교 체제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죄와 벌 그리고 성전제사와 죄용서’라는 예루살렘 성전제사종교 이데올로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지금 여기 이 땅에서 예수의 하나님나라 복음운동에 소통하고 참여하며 연대하는 것이다.

참으로 ‘영원불멸․무소불위 하는 땅의 지배체제로써 로마제국이 생명평화 하늘은총을 가리고 배반하고 억누르는 시대상황을 깨닫고 이해하는 것이 위로부터 남의 비밀이다. 로마제국 지배체제에 대항하여 오롯이 하늘사랑과 하늘은총을 갈망하는 것이 예수의 위로부터 남의 실체다. 피라미드 빨대착취 거대기계 사회구조를 갖춘 땅의 지배체제로써 로마제국은 태생적으로 하늘인권, 노동은총, 생존권을 말살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이 땅의 지배체제 로마제국시대 상황에서 오롯이 하늘로부터 내리는 하늘 은총과 사랑으로 삶의 무장을 갖추는 것이 위로부터 남의 진실이다. 예수와 함께 땅의 지배체제에 대한 하늘저항으로써 예수의 아빠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행동하는 것이 위로부터 남의 신앙실체다.

일찍이 하나님 영의 사람 예수는 세례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을 때 하늘이 찢어지며 하늘로부터 하나님의 영이 내리는 것을 통하여 ‘위로부터 태어남’을 체험했다. 예수의 제자들도 오순절 성령강림을 통하여 예수의 위로부터 남의 비밀을 깨달았다. 위로부터 남의 비밀을 깨닫게 된 초대교회는 로마제국 지배체제에 저항하는 생명평화 앙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예루살렘 예수부활신앙 공동체는 아마도, 인류종교사 최초로 ‘서로의존 공유경제 평등공동체’를 이루었다. 한마디로 그것은 초대교회 예수부활신앙 공동체가 이루어 낸 옛 히브리들의 ‘희년신앙 행동서사 잇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 예수신앙인들은 태생적으로 무한경쟁, 독점, 쌓음, 소비라는 불로소득 자본주의 지배체제 탐욕에 매여 있다. 따라서 예수를 통하여 열리는 새로운 희년세상을 깨닫고 참여하여 ‘하나님나라 은총’을 누리지 못한다.

그래서 ‘위로부터 태어남’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것은 사람의 행위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으로만 가능하기에 하늘은총이며 하늘 기적이다. 21세기 현대인들은 태어나고 자라고 성인이 되어서도 끊임없이 맘몬․자본세상의 탐욕을 학습하고 실천행동하기 때문이다.

본문읽기에서 니고데모도 땅의 지배체제 곧 로마제국 전쟁권력과 예루살렘성전 제사종교체제에 자신의 삶을 맡겼다. 따라서 예수의 위로부터 태어남에 동의하지 못한다. 그는 위로부터 남의 신앙혁명을 통한 예수의 하나님나라 복음운동에 쉽사리 동참할 수 없었다. 그가 바리새파이며 산헤드린의원으로써 땅의 지배체제인 로마제국 전쟁권력에 종속된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니고데모를 향하여 예수는 마치 비꼬듯이 논쟁을 이어간다.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에게 말하오. 만약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부터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면, 하나님나라 안으로 들어갈 수 없소. 육으로부터 태어난 것은 육이고 영으로부터 태어나야 영이오. 내가 그대에게 ‘당신들은 위로부터 태어나야만 한다’라고 말한 것 때문에 놀라지 마시오. 바람은 어디로든 원하는 곳으로 분다오. 그대는 그 소리를 듣지만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했지 않소. 영으로부터 태어난 사람은 모두 이와 같소이다.”

 

여기서 본문이 사용하는 헬라어 낱말은 ‘푸뉴마 πνεῦμα 영, 바람, 숨’이다. 예수는 ‘푸뉴마’라는 낱말의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말장난을 한다. 이 말장난을 통하여 ‘위로부터 태어남’의 성격이 분명하게 밝혀진다. 예수시대에서 바람은 하나의 수수께끼였다. 어디서 일어나 어디로 불어 가는지? 위로부터 태어남도 그렇다. 사람이 어떻게 조작해 볼 수 없는 하나님의 영으로만 가능한 일이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습니까?

 

위로부터 태어남에 대한 니고데모가 대답은 한결같이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습니까’이다. 그러자 예수는 니고데모의 몰이해에 대하여 트집을 잡고 따지기 시작한다.

 

“그대는 이스라엘의 선생 아니오, 그러면서도 이런 일들을 알지 못한단 말이오?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에게 말하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을 말하고 우리가 보았던 것을 증언하오. 그런데도 그대는 우리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 구려. 내가 당신들에게 땅위에 일들을 말하는데도 그대들이 믿지 않는다면, 만일 내가 하늘에서 일들을 말하면, 어떻게 그대들이 믿을 수 있겠소?”

 

니고데모는 바리새파이고 유대인들의 지도자이며 선생(서기관)이었다. 이스라엘의 선생 곧 서기관은 거룩한 성서를 필사하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성서전문가이자 율법학자이며 교사였다. 그는 자신의 질문에 대하여 스스로 대답할 수 있어야 했다. 히브리 성서는 ‘시대의 때를 맞아 하나님의 영이 어떠한 역할을 하며 어떻게 임재 할 것인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성서는 ‘위로부터 태어남’이 사람의 행위로써가 아니라 하나님의 기적이라는 사실도 분명하게 증언하기 때문이다.(에스겔 11:19; 36:25-27, 이사야 44:3, 예레미야 31:33)

실제로 니고데모는 이러한 신앙진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과 자신이 속한 땅의 지배체제 로마제국 전쟁권력체제에 매여 있다. 로마제국에 기생하는 예루살렘 성전제사종교체제의 종교편견과 아집과 독선에 사로잡혀 있다. 그로 말미암아 유대 풀뿌리 사람들의 실존․실체적인 삶의 마당에서 그의 신앙과 지식은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다.

 

우리의 대화

 

이제 본문읽기에서 예수는 니고데모와 쓸데없는 위로부터 태어남의 신앙진실에 대한 논쟁 따위를 걷어치운다. 이점에서 예수와 니고데모의 논쟁은 12절로 끝난다. 13절 이후 21절까지는 예수와 니고데모의 대화에서 돌출된 문제들을 다룬다.

그런데 이후로는 이야기의 화자가 예수인지, 예수제자공동체의 증언인지, 본문저자의 견해인지, 불분명하다. 이후부터 예수와 니고데모의 일대일 논쟁은 ‘우리의 대화’로 바뀐다. 본문읽기에서 예수는 자신과 자기제자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통합한다. 따라서 이후로의 대화는 예수제자들의 ‘위로부터 태어남’의 체험과 요한복음저자의 견해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예수의 논쟁 상대자이었던 니고데모도 당신들이라는 복수로 바뀐다.

그러므로 본문읽기에서 ‘땅위에서 벌어지는 일’이란, 니고데모 개인의 상황이 아니라 지구촌 모든 사람들의 보편․실체적 삶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불안과 고통, 죄와 죄악들, 억압과 폭력, 죽음과 살상, 경쟁과 독점, 쌓음을 위한 탐욕, 오만하고 교만한 삶의 행태 등. 모든 사람들의 삶의 상황은 필연으로 ‘위로부터 태어남의 절절한 필요성’을 내포하고 있다.(히브리서 6:1-3)

또한 ‘하늘의 일들’이란, 지금까지 땅의 지배체제로부터 가려지고 억눌려온 하늘사랑과 하늘은총이다. 가난하고 힘없는 무지렁이 같은 풀뿌리 사람들의 해방과 구원, 정의와 평등, 생명평화세상이 지금 여기 이 땅에서 드러나고 자라고 뿌리내리는 것이다. 땅의 지배체제로부터 억눌리고 착취당하는 사람들과 죄인이라고 낙인찍힌 사람들에게 하늘은총으로써 성령이 부어지는 것이다. 더더욱 분명한 것은 이후의 본문말씀이 초대기독교 공동체의 중요한 복음이해로써 기독교복음의 진실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예수는 니고데모로 대표되는 바리새파 및 유대교 지도자들의 몰이해와 오만을 향한 예수의 분노를 표출한다. 그러한 분노는 그 시대의 예수제자들에게도 그리고 21세기 예수신앙인들 또는 예수 따르미들에게도 여전할 것이다. 왜냐하면 21세기 신자유주의 불로소득 자본주의체제에서 종교엘리트들의 교만과 독선 그리고 세속탐욕과 아집 등이 자신뿐만 아니라 교회를 해롭게 하기 때문이다.

 

‘하늘의 일들’은 무엇일까?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세계의 모든 일들 바로 예수의 하나님나라 복음운동’이다. 기독교회의 구체성으로 말하면 예수의 말씀과 행동, 예수의 삶, 예수의 십자가 와 부활 등 ‘예수의 모든 것’이다. 이때 본문읽기는 ‘휘오스 투 안트로푸 υἱὸς τοῦ ἀνθρώπου 사람의 아들’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히브리 성서 전통에서 사람의 아들(또는 인자)는 영원불변하시며 전능하신 하나님에 비추어 인간의 나약한 모습을 표현한다.(에스겔서 참조) 또 한편으로 사람의 아들은 유대교 묵시종말론 전통에서 마지막 때에 하늘로부터 이 땅의 통치권을 위임받을 초월적 존재로 그려지기도 한다.(다니엘서 참조)

이렇듯이 복음서에서 강조하는 점은 ‘사람의 아들 또는 인자가 예수라는 것’이다. 예수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율법(또는 희년신앙 행동계약 행동법규)을 재해석했고 재구성했다. 한마디로 그것은 곧 예수의 하나님나라 복음운동이다. 예수의 하나님나라 복음운동 안에서 사람들의 모든 죄가 씻어졌다. 이를 위해 예수는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부활하셨다. 그리고 부활 후에는 하늘보좌에 올라 ‘다시 올 사람의 아들(또는 인자)’가 되셨다.

이러한 관점에서 복음서의 주제는 인자가 이 땅에서 낮고 멸시받는 삶을 살았고, 끝내는 죄인처럼 십자가에서 죽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의 아들(또는 인자)예수는 이 땅의 무지렁이 풀뿌리 사람들을 은유한다. 땅의 지배제체로써 로마제국에서는 아무것도 기대할 바 없는 풀뿌리 사람이라야 오롯이 하늘은총과 하늘사랑을 바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찍이 이러한 하늘 은총, 하늘사랑은 히브리노예 해방노예들을 위한 모세의 ‘놋뱀 사건’에서 증명되었다. 이제 다시 예수가 십자가에 높이 들려져야 한다. 십자가에 높이 들려진 예수를 믿는 자에게는 에덴동산 추방이후 인류의 염원인 ‘참 생명 참 인생으로써 영원한 생명’이 주어진다. 이것이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은총이며 사랑의 증거다. 본문읽기에서는 뚜렷하게 모세의 놋뱀사건의 은유를 예수의 십자가처형을 말한다. 그 유명한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이 바로 그것이다.

 

“참으로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이토록 사랑하셨소. 그래서 외아들을 주셨소. 그를 신앙하는 모든 사람이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차지하게 하기 위해서라오.”

 

21세기 시대상황에서라면 예수의 십자가처형의 신앙진실을 ‘이렇게’ 새로이 새길 수 있다.

 

“땅의 지배체제 곧 지구촌 제국주의 전쟁권력 아래에서 피 흘리고 죽어나가는 풀뿌리 사람들의 고난을 통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하늘은총과 하늘사랑을 갈망하게 되고 쟁취하게 되었다.”

 

땅의 지배체제 곧 제국주의 전쟁권력 기득권세력들은 위로부터 또는 하늘로부터 태어남(또는 거듭남)의 비밀을 알 수 없기에 자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한경쟁, 독점, 쌓음, 탐욕소비 등 땅의 지배체제에 매인 사람들의 삶의 행태 끝은 파멸밖에 없다.

21세기 신자유주의 불로소득 자본주의체제에서 이러한 결론은 어떤 종교성찰이나 반성 뿐만은 아니다. 21세기 현실세계의 실증과 과학의 판단이다. 21세기 땅의 지배체제로써 지구촌제국 미국의 군산복합체와 월가투기금융자본과 제국주의이데올로기가 일으키는 지구촌 핵전쟁위기 상황을 살펴보라. 무엇보다도 21세기 지구촌 기후위기를 생각보라.

이와 관련하여 본문은 이렇게 설명한다.

 

“참으로 하나님께서 아들을 세상 속으로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기 위해서가 아니오. 도리어 세상이 그를 통하여 구원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오. 그를 신앙하는 사람은 심판받지 않소. 그러나 그를 신앙하지 않는 사람은 이미 심판받았소. 왜냐하면 그가 하나님의 외아들의 이름을 신앙하지 않았기 때문이오. 그 심판은 이것이오. 빛이 세상 속으로 왔었으나 사람들이 빛보다 더 세상을 사랑한 것이라오. 왜냐하면 그들의 행실들이 악했기 때문이오. 참으로 악행들을 저지르는 자들은 모두가 빛을 미워하고 빛을 향하여 나오지를 않소. 자기 행실들이 폭로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오. 그러나 진리를 행하는 사람은 빛을 향하여 나아가오. 자기 행실들이 하나님 안에서 실천한 일들이라는 것을 드러내지도록 하기 위해서라오.”

 

사람들은 구원받을 수 없는 존재인가?

 

본문읽기에서 예수와 니고데모의 위로부터 태어남의 신앙논쟁은 니고데모의 몰이해와 오해로 처음부터 삐거덕 거린다.

그렇다면 인류는 구원받을 수 없는 존재인가? 하나님은 사람들의 삶의 상황에 대하여 관심이 없으신가? 이제 남은 것은 심판뿐일까?

그러나 그대로 두면 스스로 멸망할 수밖에 없는 사람의 상황에 대하여 하나님이 개입하셨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외아들을 희생물로 내어놓으시는 십자가 사건, 그것은 곧 하나님 자신이 희생의 십자가제물이 되셨다는 뜻이다. 이제 모든 것은 사람들의 신앙과 삶의 태도에 달려있다. ‘하나님의 외아들의 이름 예수’는 무슨 종교표상이나 심벌(symbol)만이 아니다. 옛 사람에게 있어서 이름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이다. 예수는 그 때나 지금이나 신앙인들의 삶 속에서 펄펄 살아 움직이는 신앙실체이며 신앙역사다. 21세기 예수신앙인들이 마땅히 따라 배우고 함께 살아야할 스승이며 길벗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외아들 예수를 자신의 삶의 인도자로 삼는 사람은 곧 하나님과 함께 사는 사람이다. 예수와 함께 하나님영의 사람으로 거듭나는 사람은 ‘진리에 이끌리는 사람, 진리에 유혹당하는 사람’이다. 이에 반하여 땅의 지배체제 곧 맘몬․자본세상에 매여 사는 사람의 삶은 ‘돈, 권력, 폭력, 전쟁, 피 흘림, 탐욕과 수탈의 현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땅의 지배체제에 매인 탐욕과 수탈 현장에서도 미약하나마 진리에 대한 욕망이 작용한다. 따라서 미약하나마 하늘사랑과 하늘은총에 이끌리는 사람은 빛을 발견하는 순간 곧 빛으로 나아올 수밖에 없다. 빛은 바로 ‘태초의 생명 곧 하나님의 창조생명의 영’으로서 사람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마이클 왈저의 ‘출애굽 정치’ 세 가지 명제

 

21세기 미국의 정치철학자 및 공동체주의 학자 마이클 왈저는 ‘출애굽 정치’에서 세 가지 명제를 되새긴다.

 

첫째, 당신이 어디에 살든지, 그곳은 아마도 이집트일 것이다.

둘째, 더 나은 장소, 더 매력적인 세상, 약속의 땅이 존재한다.

셋째, 그 땅으로 가는 길은 광야를 통과해야 한다. 함께 모여 행군하는 것 외에 여기서 그곳으로 가는 다른 길은 없다.

 

필자는 마이클 왈저의 이 명제들에 동의한다. 그러나 21세기 시대상황에서 더 나은 장소, 더 매력적인 세상, 또 다른 약속의 땅이 존재할까?

최첨단에 이른 교통수단과 정보통신의 발전 속에서 세계는 하나의 지구촌이 된지 오래다. 21세기 지구촌은 하나의 공간과 하나의 세상, 통합된 시간들이 존재할 뿐이다. 실례로 윤석열정권이 들어서면서 뻔질나게 미국으로부터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B-1B 폭격기 편대가 수만리를 날아와 한반도 상공에서 한국공군과 함께 연합훈련을 하고 돌아간다.

그러므로 이제 21세기 우리시대에서는 히브리 성서시대의 파라오 노예제국 지배체제에서 탈출하는 것만으로 출애굽정치의 완성이 불가능하다. 이제 21세기 다시 출애굽은 처음 출애굽을 넘어 ‘위로부터, 하늘로부터 다시 태어나는 신앙혁명’을 거쳐야만 한다. 더 실체적으로는 21세기 땅의 지배체제로써 지구촌 전쟁제국 미국의 군산복합체와 독점금융자본경제체제에 저항하는 생명평화 공동체신앙 향한 거듭남의 삶의 결단이 절실하다.

이제 본문읽기는 우리에게 하나님 영의 사람 예수를 따라, 예수와 함께, 예수의 하나님나라 복음운동 시즌Ⅱ 신앙행동을 요청한다. 옛 히브리들의 출애굽 때처럼 21세기 희년신앙 행동서사 잇기를 요청한다. 이 요청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곧 위로부터 태어남의 참된 신앙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