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성서읽기/희년신앙 읽기

희년신앙 예언자전통, 남은 자 신앙

희년행동 2025. 3. 8. 09:17

남은 자 신앙 열왕기상 19:1-18

 

너는 네 길을 광야로 돌이켜 다메섹으로 가라. 너는 가서 하자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 위에 왕으로 세워라. 또한 님시의 아들 예후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위에 왕으로 세워라. 그리고 아벨므홀라 출신 사파트의 아들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네 뒤를 이을 예언자로 세워라. 하자엘의 칼로부터 살아난 자는 예후가 죽일 것이고, 예후의 칼로부터 살아난 자는 엘리사가 죽일 것이다.”

 

야훼 하나님은 두려움과 절망에 쌓여 있는 엘리야에게 새로운 사명을 주셨다. 그런데 야훼 하나님이 엘리야에게 주신 말씀은 기대한 것과 달리 엉뚱한 것들이었다. 야훼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죽음의 메신저가 되라고 하신다.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후계자로 삼으라는 것 외에는 긍정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 물론 엘리야의 갈멜산 대회전도 끔찍한 살상으로 막을 내렸다. 또한 그 때문에 북이스라엘 곳곳에서 야훼 하나님의 예언자들이 보복살육을 당하는 참상이 빚어졌다. 엘리야의 말대로라면 북이스라엘에서는 단 한명의 희년신앙 예언자도 살아남지 못했다. 그러나 야훼 하나님은 실망하는 엘리야에게 남은 자 신앙을 밝히신다. 참으로 남은 자 신앙이야말로 시대의 모든 야훼의 종들을 온갖 두려움과 절망과 낙심 속에서라도 마침내 깨닫고 다시 일어서게 하는 신앙은총이다.

 

남은 자 쉬브아트 알라핌 שִׁבְעַת אֲלָפִים 칠천 명

 

그러나 내가 이스라엘 안에 칠천 사람을 남겨 놓았다. 그 모든 무릎들이 바알을 향하여 꿇지 않은 무릎들이다. 그 모든 입술이 바알에게 입 맞추지 않은 입술이다.”

 

한때 카리스마 넘치는 희년신앙 예언자였으나 지금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엘리야의 넋두리에 야훼 하나님께서 답하셨다.

남은 자 칠 천명, 그 정도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작은 숫자일까? 칠천 명이라면 무엇이라도 해볼 수 있는 힘 있는 숫자일까?

이제라도 엘리야는 뒤돌아서 칠천 명을 만날 수 있을까? 그들과 함께 바알신앙 숭배 악당 오므리왕조 아합왕을 끝장낼 수 있을까? 침체되었던 희년신앙 행동계약전통을 되살려서 위대하고 힘 있는 희년신앙행동 대사건을 일으킬 수 있을까?

 

그러나 남은 자 칠천 명은 야훼 하나님께서 숨겨놓으신 숫자다. 이제라도 엘리야를 다시 한 번 더 폭풍 같은 희년신앙 예언자로 불꽃처럼 일어서게 하는 도구로써 남겨진 숫자가 아니다. 남은 자 칠천 명은 시대마다 야훼 하나님의 때를 위해서 그 시대 안에 숨겨진 숫자다. 시대에 따라 희년신앙 행동서사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도록 남겨진 숫자다.

한마디로 남은 자 칠천 명은 희년신앙 행동서사 이음의 역사 안에 숨어있는 잠재적(潛在的)숫자다. 시대에 따라 희년신앙 행동서사들이 하나하나 드러날 때마다 한 사람 한사람 다시 세워지는 숫자다. 넘어지고 밟히고 쓰러지는 시대의 모든 희년신앙 행동서사를 다시 세우기 위해 예비 된 숫자다. 그러므로 남은 자 칠천 명은 시대마다 오롯이 야훼 하나님께로 숨은 위대하고 힘 있는 시대의 희년신앙 행동서사들의 실체.

그렇다면, 시대의 억압과 절망과 고난 속에서 희년신앙 행동서사 이음이로 남은 자들은 누구일까? 바로 시대마다 자기 삶에 충실한 그 시대 그 땅의 풀뿌리 사람들이다. , 그 시대 그 땅의 풀뿌리 사람들이 남은 자들인가?

시대마다 꿋꿋하게 그 땅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풀뿌리 사람들은 시대의 억압과 절망을 버텨내며 야훼의 고난 받는 종의 삶을 살기 때문이다. 시대마다 그 땅의 지배체제 바깥에서 끊임없이 대항세상을 열고 누리고 지키며 살아가는 대항자들이기 때문이다. 시대의 풀뿌리 사람들은 시대의 지배체제로부터 얻어먹을 떡고물조차 없다. 왜냐하면 시대의 풀뿌리 사람들은 시대의 지배체제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든 시대의 지배체제를 향한 대항세상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1세기 대한민국사회에서 엘리트 사회종교정치 기득권세력들은 독점재벌맘몬권력 지배체제를 개혁할 수 없다. 독점재벌맘몬권력의 돈주머니 은혜를 기대할 수조차 없는 풀뿌리 사람들이라야 한국사회를 개혁할 수 있다. 오롯이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풀뿌리 사람들만이 이 땅을 새롭게 변혁하고 가꾸며 지켜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본문은 -카르우 라바알 לׄא־כָרְעוּ לַבּעַל 그들은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않았다라는 히브리어 문장을 사용한다. 여기서 카라아라는 동사의 관용 의미는 무릎을 꿇어 경배하다라는 뜻이다. 또 이 때 본문은 -나솨크 로 לׄא־נָשַׁק לוׄ 그 입술이 바알에게 입 맞추지 않았다라는 문장도 사용한다. 이때 본문읽기에서 사용한 나솨크라는 동사는 서로 입 맞추다 또는 손으로 만져서 우상에게 입맞춤을 보내다라는 뜻이다. 실제로 남은 자 칠천 명은 바알신전을 찾아가서 바알우상에게 무릎을 꿇고 경배하거나 입맞춤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북이스라엘 오므리왕조 아합왕국에서는 온 세상이 다 바알세상이었다. 어떻게 그 모든 무릎들이 바알을 향하여 꿇지 않은칠천 사람이 남았을까? 어떻게 그 모든 입술로 바알에게 입 맞추지 않고버틸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을까?

실제로, 남은 자 칠천 명에 대해서는 두 가지 경우와 상황들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남은 자 칠천 명은 드러내놓고 희년신앙 예언자로 활동하지는 않지만 자기 삶의 마당에서 희년신앙 행동법규들을 따르는 사람들이다. 희년신앙 행동법규에 따라 해방과 구원, 정의와 평등, 생명평화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두 번째, 남은 자 칠천 명은 철저하게 희년신앙 행동법규를 따라 살면서 바알세상체제와 무관하게 사는 그 땅의 풀뿌리 사람들이다. 그 뚜렷한 예로 열왕기21장의 이즈레엘 사람 나봇을 들 수 있다. 나봇은 철저하게 히브리 지파동맹의 희년신앙 행동법규를 따라 사는 사람이다. 야훼 하나님을 신앙하는 사람으로서 철저하게 희년신앙 토지공공성 행동법규를 지켜냈다. 그러다가 마침내 아합왕과 이세벨 그리고 귀족들과 장로들의 사법농단 사법살인 사악한 음모로 인해 죽임을 당했다.

물론, 엘리야는 몰아치는 폭풍과 지진과 화산처럼 불붙는 희년신앙 영웅이며 카리스마 넘치는 희년신앙 예언자였다. 그러나 바알세상 또는 맘몬자본세상에서 희년신앙 행동서사는 한 순간에 폭발하는 퍼포먼스 투쟁만으로는 불가능하다. 한 개인의 놀라운 카리스마와 영웅행동만으로는 부족하다. 얼마 못가서 지치고 낙망한다. 그렇게 지치고 낙심한 사람은 두려움과 절망의 나락으로 곤두박질치기 십상이다. 무엇보다도 시대의 영웅으로서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 투쟁은 풀뿌리 사람들을 친절한 파시즘에 이끌리게 할 위험이 크다.

그러므로 올바른 희년신앙 행동서사는 시대의 깨어있는 희년신앙인들의 네트워크다. 희년신앙 행동계약전통에 대한 깨달음과 소통 그리고 참여와 연대다. 실제로 누군가는 시대의 고난과 억압 속에서 낙망하고 절망하겠지만 남은 자 칠천 명의 희년신앙 행동서사를 통하여 새 힘을 얻을 수 있다. 남은 자 칠천 명이 있으므로 누군가는 시대의 고난과 억압을 버텨내며 낙망하거나 절망하지 않는다.

참으로, 야훼 하나님께서 이 땅을 위해 바알종교에 무릎 꿇지 않은 그리고 시대의 맘몬자본에게 빌어먹지 않은 칠천 명을 남겨두셨다. 희년신앙 행동법규에 따라 해방과 구원, 정의와 평등, 생명평화세상을 함께 이끌어 갈 희년신앙동지들을 남겨 놓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