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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 성서의 성장역사 과정과 배경
이제 21세기 성서독자들이 성서를 읽으려 할 때 ‘성서가 지중해세계 제국주의 사회․종교․정치․경제 맥락 속에서 쓰여 졌음’을 이해해야한다. 또한 오랜 세월 성서가 후세에 전해지는 가운데 새로운 내용이 보태지거나 수정․편집되면서 성장해 왔음을 인정해야한다. 실제로 서구신학자들은 성서의 다양한 이야기들과 사건들에 대한 ‘전승과 문서와 역사비평 그리고 양식과 편집비평’ 등 수백 년에 거친 연구결과물들을 내어놓았다. ‘더 이상 새로운 연구결과물과 학설들이 나올까’싶을 만큼 넓고 깊게 성서를 연구해왔다. 성서의 모든 내용들과 사건들에 관련한 ‘사회문화․종교․정치․경제 맥락’의 실체들을 낱낱이 밝혀냈다. 성서 본문들의 시대와 역사상황과 배경도 더 이상 밝혀낼 것이 없을 만큼 다양하게 연구되어 왔다.
이점에서 필자는 히브리 성서의 성장역사와 배경에 관련하여 유대 서기관 등 지식인그룹의 역할에 대한 성서학자들의 연구에 관심을 갖는다. 실제로 맨 처음 히브리 성서의 성장역사는 ‘옛 히브리들의 희년신앙 행동계약 전승들이 수집되고 문서화 되는 것’으로부터 출발했을 것이다. 이후 히브리들의 신앙과 삶의 역사 속에서 다양한 신앙사건 이야기들과 문서들이 더해지고 시대상황에 따라 편집․수정되었을 것이다. 이렇듯이 히브리 성서의 성장역사 과정 속에서 그 일들을 감당한 이들은 오롯이 소수 지식인그룹이었던 서기관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하여 성서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맨 처음 히브리 성서의 문서작업은 기원전 9백50년경 솔로몬 궁정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솔로몬궁정의 서기관들은 ‘다윗왕조신화 이데올로기작업을 하면서 옛 히브리들의 희년신앙 행동계약 전승들을 모았다. 그렇게 모아진 희년신앙 행동계약 전승들을 문서로 만들면서 새롭게 고쳐 쓰거나 편집했다. 솔로몬궁정 서기관들의 이러한 신학문서 작업 흔적들은 히브리 성서 주요 본문들 안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또 남유다왕국 요시야 왕 종교개혁 때 ‘신명기사상에 맞게 히브리 성서를 편집하고 저술하는 과정’에서도 서기관들이 핵심역할을 수행했다. 나아가 바벨론 포로시절 히브리 성서 편집과 저술과정에서 서기관들의 역할도 의심의 여지없이 뚜렷하다.
그런데 바벨론포로기 시절 유대 서기관 등 지식인그룹은 바벨론제국의 압도적인 폭력과 거대한 문명 앞에서 자기 뜻을 굽혀야만했다. 나아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전해 내려온 제국주의 종교․문명 앞에 머리를 조아려야만 했다. 이렇듯이 유대 지식인그룹은 제국주의 종교와 문명을 배우고 따르며 제국의 관료로 봉사했다.(다니엘서 등 참조) 실제로 바벨론 포로시대 유대 서기관 등 지식인그룹이 처한 삶의 상황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똑 같다. 그것은 제국주의 지배체제의 부와 권력에 기대어 생존할 수밖에 없었던 지식인들의 정해진 운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대 서기관 등 지식인그룹은 유다왕국 시대에서나 바벨론포로 때에도 희년신앙 행동계약전통에 대한 전문가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유대 지식인그룹은 희년신앙 행동계약전통에 따라 눈에 띄지 않게 제국주의 종교․정치․문명에 대항했다. 히브리 성서 편집이나 저술활동을 통해서 바벨론제국의 전쟁과 폭력과 죽임 그리고 반생명 반인륜 종교와 문명을 비판했다. 그러한 유대 지식인그룹의 제국주의 종교와 문명을 향한 대항과 반란의 흔적들은 히브리 성서 주요 본문들의 문맥 속에 고스란히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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